인천지역 학교도서관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 정작 학생들이 가까이에서 책을 접하는 장서 수는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사서 역시 절반 가까이 공석이어서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올해 교육 목표로 '읽기·걷기·쓰기'를 제시했지만, 결국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교육부가 펴낸 '2022년 교육통계 분석자료집'을 보면, 인천 초등학생 1인당 학교도서관 장서 수는 35.7권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인 41.3권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런 현실은 중학교도 매한가지다. 중학생 1인당 장서 수는 29권에 머물렀는데, 전국 평균인 36.5권을 밑돌 뿐만 아니라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24.2권)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실정이다. 학교도서관 장서는 학교 운영 기본경비의 3% 이상을 자료 구입비로 필수 편성하도록 한 교육부 지침에 따라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친다. 학생 1인당 대출 현황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4권에서 지난해 13권으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현행 학교도서관 진흥법이 사서교사나 사서 등을 두도록 규정한 전담인력도 태부족하다. 사서교사 또는 사서를 1명 이상 배치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독서교육 활성화를 가로막는다. 시교육청이 공개한 '2023년 학교도서관·독서교육 진흥 시행계획'을 보면, 지난해 기준 인천 540개 학교도서관에 근무하는 전담인력은 335명에 불과했다. 그 배치율은 그나마 늘어나는 추세로, 2021년 48.6%(269명)에 그쳤다가 지난해 62%로 증가했다. 그래도 이들 전담인력 가운데 사서교사 등 정규직은 78명뿐이고, 나머지 257명은 비정규직이다. 1년 새 늘어난 사서 66명은 모두 기간제 사서교사가 한시적으로 배치됐다.

시교육청이 역점 사업으로 내놓은 '책 읽는 인천, 글 쓰는 인천'이 성과를 거두려면, 학습 환경 변화를 반영한 최신 장서 확충은 필수적이다.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배치도 확대해야 마땅하다. 학생들이 독서교육을 전문으로 받는 환경을 마련하도록 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길 촉구한다. 학생들이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학교도서관으로 자리를 잡아 지역 생활과 문화 등의 핵심으로 거듭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