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훗 등 4개 프로그램 구성
원일·김도연·송지윤 등 공연
전단원 하모니·즉흥 연주 기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이하 경기시나위)가 오는 13일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023 레퍼토리 시즌 공연 '역(易)의 음향'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악보를 보며 연주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경기시나위 단원들이 능동적인 음악의 주체로 참여하고 악단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제시하는 공연으로, 단원들 모두가 공동 창작한 음악들로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국내 최고의 즉흥음악 연주자라 할 수 있는 원일, 김도연, 지박, 송지윤과 작곡가 장태평, 이예진이 합을 맞췄다.

공연은 ▲27개의 파랑 ▲시나위브리콜라주 ▲호호훗 ▲합생(合生) 등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첫 무대인 '27개의 파랑'은 국제박영희작곡상 대상 수상 경력의 이예진 작곡가와 프랑스에서 즉흥음악을 공부한 대금연주자 송지윤의 주도로 27인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공연이다.

각양각색 소리의 물결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현대적 음향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두 번째 무대는 경기시나위 예술감독인 원일과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즉흥음악 교수인 가야금 연주자 김도연이 리더로 참여하는 '시나위브리콜라주'다.

사물들을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활용하거나 일반적인 맥락에서 떼어내 배치하는 수용 방식인 브리콜라주는 끝없이 반복되는 '나'와 '우리', '관현악'과 '시나위'를 넘어 음악에 대한 애증의 변주곡으로서 펼쳐 보인다.

세 번째 무대 '호호훗'은 경기시나위 부지휘자인 장태평과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음반상을 받은 즉흥음악 연주자이자 첼리스트인 지박, 그리고 단원들이 호흡을 맞춘다.

'호호훗'은 농악에서 '호호' 구호가 들어가는 마당 '호호굿'과 흥미로운 일을 경험할 때 내는 감탄사 '훗'을 더한 말로 음악적 놀이를 통해 전통과 컨템포러리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단원이 무대에 등장하는 마지막 무대는 20세기 최고의 철학자 화이트헤드(A. N. Whitehead)의 유기체 철학에서 차용한 '합생(合生)'이다. '함께 해야 발생한다'는 뜻으로 경기시나위 전 단원과 팀 리더들이 함께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며 70명의 즉흥음악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의 음악자문을 맡은 이소영 평론가는 “경기시나위는 원일 예술감독 부임 후 컨템포러리 시나위 연주를 시도해왔다. 이번 무대는 그 규모가 매우 큰 관현악적 시나위로서 연주자 개개인의 즉흥성과 솔리스트적 연주력을 균형감 있게 가져가야 하기에 매우 실험적이고 도전적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 인터파크 티켓, 전화(1544-2344)로 예매할 수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