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진 탐사보도부 기자.
▲이아진 이슈팀 기자

'할머니+밀레니얼=할매니얼'

최근 할매니얼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전통 과자인 약과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커피에 약과를 얹은 디저트를 먹거나 약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는 게 유행하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많은 간식 중 왜 약과일까. 약과는 명절 때나 잠깐 먹던 전통 간식일 뿐이었다.

인기와는 거리가 있던 약과가 갑자기 유행한 원인에는 '뉴트로(New·새로움+Retro·복고)'가 있다. 뉴트로는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원래 복고는 과거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것인데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를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인다. 이들에게 예스러운 것은 추억이 아닌 낯선 것이다.

이런 욕구를 반영해 식품업계에서도 기존 메뉴에 약과를 결합하고 있다. 도넛 전문점인 던킨도너츠는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를 노티드는 '약과 스콘' 등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나라 전통 간식이 젊은 층의 관심을 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무조건으로 트렌드를 쫓는 것이 과연 좋은 현상일까.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할매니얼을 접한 동료 기자는 “과도한 트렌드는 신선하지도 않을뿐더러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어려운 것 같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공감된다. 트렌드를 위한 트렌드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것은 화를 부르기에 십상이다. 특히나 트렌드는 빠르게 급변하기에 휩쓸려 지치기 일쑤다.

가장 좋은 것은 나와 맞는 트렌드를 선별해 취하며 나 자신의 개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모든 것이 트렌드가 된 요즘 쉽지 않은 일이다. 그저 트렌드에 매몰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반절은 성공한 게 아닐까 싶다.

/이아진 이슈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