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그린 학교' 재건축 선정
문화재위 “가깝다 이유” 부결
시교육청, 리모델링 내부 검토
▲인천 계양구 부평초등학교.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계양구 부평초등학교.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부평도호부관아를 품고 있는 인천 부평초등학교가 노후 건물을 친환경·지능형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선정되고도 설계 단계에서 사업이 멈춰 섰다. 인천시교육청은 부평초 건물을 다시 지으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리자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3일 인천시 문화재위원회 자료를 보면 부평초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증개축 공사 안건은 이달 초 심의에서 '보류' 판단이 내려졌다. 재건축하는 학교 건물 위치가 도호부관아와 가깝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문화재위원회가 '부결'한 지 반년 만이다.

부평초는 교육부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선정한 첫해인 2021년 7월 인천 17개 대상 학교에 포함됐다. 1973년과 1980년에 각각 3층, 4층 규모로 지어진 본관과 신관을 허물고, 연면적을 늘려 본관 자리에 5층짜리 건물을 신축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3월 착수한 설계 용역은 당초 올 2월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문화재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중지됐다.

계양구 계산동에 위치한 부평초 교정에는 본관과 신관 사이 운동장 옆으로 시 지정 유형문화재인 부평도호부관아 1동이 남아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이달 심의에서 관아 원위치 공간 확보, 학술 연구 조사를 주문하며 안건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도호부관아와 일정 거리를 두면서 건물 배치를 달리해 개축하는 두 가지 안을 제출했는데 모두 보류됐다”며 “학술 연구와 공사 과정에서 진행될 수 있는 문화재 조사 등을 고려하면 사업 기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교육부로부터 국비를 지원받는 부평초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내년까지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 설계가 멈춘 상황에서 기한 안에 사업을 마치지 못하면 국비 반납이란 최악의 상황도 맞을 수 있다.

이에 시교육청 내부에선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하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내부 검토 중이고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