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개통 이후 출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도를 보이며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의 민원 해소를 위해 김포시는 물론 경기도, 서울시, 정부 여당까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해결점을 찾기보다 논의만 무성하게 진행되고 있어 시민들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김포골드라인에서는 이달 11일 승객 2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등 압사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지만 대책은 버스전용차로 지정, 셔틀 투입, 혼잡 시간대 탑승을 제한하는 '커팅맨' 배치 등 사태의 시급성을 외면한 단기적인 처방뿐이다.

한강신도시에서 서울 9호선 김포공항역까지 총 23.67㎞를 오가는 무인운전 전동차인 김포골드라인은 현재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국비나 도비 지원 없이 한강신도시 교통 분담금과 김포시 예산으로만 건설하다 보니 역사 승강장이 2량짜리 꼬마열차 기준으로 건설되는 등 시설의 한계·운영비·인력 및 조직 부족 등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김포시 직영 운영 체제에 대해 경기도와 논의하고 있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른 지방공기업 설립에 부담을 가진 상황에서 결론을 예단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영화가 결정되더라도 운영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인건비 증가 등으로 시 재정에 부담을 주는 단점도 있다.

우리는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안전사고 없는 대한민국을 염원했다. 세월호 이후 안전에 대한 끊임없는 경각심에도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재발됐다.

호흡 곤란으로 승객이 쓰러지는 등 제2의 이태원 참사까지 우려되고 있는 김포 골드라인에 대한 대책을 이제는 미룰 수는 없다. 책임 소재 규명이나 운영 주체 논의 등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특단이 대책이 요구된다.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를 교훈 삼아 '사후 약방문이라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도 김포 시민은 '지옥철'에서 공포에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