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미술관, 주명덕 사진전 '풍경, 저 너머' 6월 18일까지

'집' 이어 열리는 두번째 전시
장미 등 3가지 시리즈 선보여
▲ 장미

“그가 보는 것을 당신도 보고 있는가?” 닻미술관이 6월18일까지 주명덕 사진전, '풍경, 저 너머(Beyond Landscape)'를 개최한다.

전시 '풍경, 저 너머'는 지난해 닻 미술관에서 열린 주명덕 사진전 '집'에 이어 열리는 두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록사진으로 시작해 예술로서 사진의 확장을 보여주는 작가의 후반기 작업 '잃어버린 풍경', '장미', '사진 속의 추상' 등 세가지 시리즈를 동시에 보여준다.

'그가 보는 곳을 우리도 볼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이번 전시는 '백장미'가 주요 오브제로 등장한다.

시든 백장미에 꽃말인 '당신과 영원을 맹세하다'처럼 유한한 존재의 시간 앞에 있는 그에게 사진은 맹세의 도구쓰이고 있다. 일평생 변치않고 정한 뜻을 지켜낸다는 것. 그의 사진은 한마음을 품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에서 꾸준히 정진하는 사진가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순백의 장미와 하나로 만나지는 검은 풍경, 선명하고도 모호한 질감의 추상 사진은 생기가 찾아온 봄과 그것들이 떠나버린 겨울 사이 남겨진 허공을 이야기하며 사라지는 것과 남겨진 것들 사이 어딘가에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가 보여주는 풍경 앞에서 우리는 그동안 배운 읽는 법을 버리고 다시 보는 연습을 해야한다.

필요한 것은 말보다는 침묵, 지식보다는 모든 감각과 직관으로 다가가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자연의 풍경으로 그의 시선을 따라가고 일상 속 대상을 빛으로써 감상자와 마주하도록 하고 있다.

그는 기록의 프레임을 넘어 예술사진으로 확장되는 작품 속에서 생명과 시간 그리고 빛을 느껴보길 권유한다.

▲ Barcelona
▲ Barcelona

작가 주명덕(朱明德)은 1940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1947년 3·8선을 넘어 서울에 정착했다.

경희대학교 사학과 재학 시절 아마추어 사진가로 활동하기 시작해 1966년 개최한 개인전 '포토에세이 홀트씨 고아원'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후 1968년 월간중앙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이방', '한국의 가족', '명시의 고향' 등 다수 연작을 선보여 기록 사진 세계를 구축했다. 이후 한국의 자연으로 주제를 점차 확장해 나가며 기록성을 넘어 한국적 이미지에 대한 그만의 시선을 작품에 담아냈다.

한국 기록 사진의 전통을 통합하는 동시에 대상을 창조적으로 해석하며 현대적 의미를 확장한 그는 한국의 독보적인 1세대 사진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