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9분경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안전사고이자 가슴 아픈 사건이었다.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이 승선한 제주도 수학여행길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이 되었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던 대한민국의 안전 관리 실태와 경제적 성장에 가려져 있던 불합리한 사회 현상을 한꺼번에 드러낸 사건이었다. 299명의 사망자 가운데는 단원고 학생 248명과 교사 10명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미수습 희생자도 5명이나 남겼다. 참사 이후 대한민국은 정부는 물론 정치 사회분야, 일반 국민까지 엄청난 충격과 트라우마를 겪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인간의 안전한 삶은 절대 가치라는 인식과 통합 구조 대응체제 강화, 안전 문화 확산이라는 경각심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29일에 꽃다운 청년 159명이 목숨을 잃는 이태원 참사를 또 겪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사후 약방문'이라는 부끄러운 속담이 무색한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목격했다.

세월호 참사를 잊어서는 안 되고 추모가 중단되어서도 안 된다. 안전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 규명과 사회적, 제도적 시스템 정착에 대한 노력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 다행히 지난해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유로 내걸지 않았던 경기도청에 '세월호기'가 다시 걸렸고 이민근 안산시장이 해외출장 일정을 조정해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 행사에 참석했다.

향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안전 문화 공간으로 추진하고 있는 '4·16 생명안전공원' 조성 사업이 조속히 진행되고 내년 4월에 끝날 예정인 피해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추모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정파도 유효기간도 있을 수 없다. 안전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그것을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국가적인 책무는 끊임이 없어야 한다. 국민의 안전한 삶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기억되는 세월호 9주년이 됐기를 바란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