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현행 연 3.50% 유지
안정된 물가 상황 큰 영향
▲ 한국은행 인천본부./사진제공=인천일보DB<br>
▲ 한국은행 인천본부./사진제공=인천일보DB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 2월에 이어 두번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유지했다.

2월에 이은 기준금리 연속 동결은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지난 2021년 8월 이후 한 번도 없었다.

금통위는 2020년 3월16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p)나 낮췄다. 같은해 5월28일에도 추가 인하(0.75→0.50%)했다.

이후 9차례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26일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고, 지난 1월까지 꾸준히 인상됐다.

하지만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 2월과 이날 동결로 사실상 깨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최근 다소 안정된 물가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상승률이 2월(4.8%)보다 0.6%p 떨어졌고,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도 동결에 무게를 더했다.

한 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경상수지도 지난 2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하면서 지난 1월 42억1000만달러의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에 이어 2월도 5억2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으로 고조된 금융위기 가능성도 한은의 추가 인상을 억제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번 기존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금리(4.75~5.00%)와의 격차는 1.5%p(상단 기준)를 유지하게 됐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