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회의 의원간 욕설 논란과 외유성 연수로 기초의원 자질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인천 서구의회는 지난달 27∼29일 부산에서 '의원 역량 강화 교육' 연수를 진행했는데, 연수 첫날인 27일 일정이 끝난 뒤 호프집 술자리에서 송승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미연(국민의힘) 의원에게 욕설했다는 것이다.

김미연 의원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며 이 같은 주장을 하고 송의원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송승환 의원은 과거에도 술자리에서 저에게 '아줌마'라고 말하는 등 모욕적 언행으로 사과한 적이 있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평소 여성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의원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 상대방에 대한 증오와 막말로 얼룩진 우리 정치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해 눈살이 찌푸려진다.

국회의원과 시·군·구의원은 주민의 대표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사람으로 지역과 주민을 대표한다. 따라서 누구보다 사회적으로 말과 행동에 있어 모범을 보여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 현장에서 아직도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언어폭력이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동료 의원 간에도 이런 막말이 나오니 의원들이 주민이나 공직자를 대하는 태도가 어떨지는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서구의회는 욕설 논란 외에도 이번 연수가 구민 혈세를 낭비한 외유성이라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서구의회는 이번 연수에서 부산 중구의회를 방문해 교류 간담회 등을 진행하긴 했지만, 나머지 일정은 송도 해상케이블카, 용궁 구름다리,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 스카이캡슐 등 관광시설 체험과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물론 연수 일정을 교육으로만 채울 수 없기에 어느 정도 관광·체험을 용인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혈세로 연수를 떠나니만큼 주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일정 구성이 아쉬웠다.

강범석 서구청장의 부적절한 처신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강 청장은 욕설 논란의 발단이 된 술자리에 방문했는데, 구청장이 굳이 부산까지 갈 필요가 있었는지 쉽게 납득할 수 없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