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관장의 임기가 곧 끝난다. 현재 인천시립박물관은 유동현 관장이 맡고 있는데, 그의 임기는 5월7일이면 종료된다. 유 관장은 2019년 처음 관장직을 맡아 임기 2년을 채우고 한 차례 연임해 올해로 4년째 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유 관장이 연임한 것을 보면 그의 업무 능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인천시 내부에서도 유 관장이 시립박물관과 인천 문화예술계를 무리 없이 이끌어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립박물관 관장은 연임과 1년 1회 연장을 포함에 총 5년까지 할 수 있다. 그동안 성과를 볼 때 유 관장이 1년 더 임기를 맡는다 해도 딱히 토를 달고 나설 사람은 없어 보인다. 인천시도 관장의 연임과 새 관장 공모 사이에서 종합적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유 관장이 1년 더 봉사했으면 하는 여론도 있지만, 대체로 지역사회에선 전문 식견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인물이 시립박물관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오는 2027년 개관할 뮤지엄파크로 이전하는 굵직한 현안이 있는 데다 송암미술관, 검단선사박물관, 한국이민사박물관, 인천도시역사관을 운영하기에 여느 때보다 관장직 역할이 막중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46년 4월1일 중구 자유공원 인근 세창양행 사택에 터를 잡은 인천시립박물관은 우리나라 첫 공립 박물관이다. 한국 미술 1세대 평론가로 일컫는 석남(石南) 이경성(1919∼2009)이 초대 관장을 맡았다. 1990년 5월 연수구 청량로에 박물관 건물을 새로 지어 옮겼다. 선사시대부터 근대 개화기까지 소장 유물만도 1만여점에 이른다. 인천의 역사와 문화예술이 축적·망라된 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새로 인천시립박물관을 이끌 관장은 고대사와 현대사, 예술과 미학을 통달한 학식과 학문적 성과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 또한 2000년 인천역사와 전통문화, 개항 및 산업화와 근·현대문화를 토대로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전문가여야 한다. 한 도시의 미래를 제시하고 품격을 대변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인천 향토사와 문화예술계 기득권 세력, 또는 행정관료가 정치권과 연줄로 선임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