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오리목 산단 가보니

맨홀서 역류해 발목까지 10분
“제품 걱정보단 무섭다 생각
수차례 민원에도 소용 없어”
시 “피해 최소화 방안 모색”
▲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서 철골가공 공장을 운영 중인 A씨가 지난해 집중우호로 하수가 역류한 공장 앞 도로의 맨홀을 가리키고 있다.
▲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서 철골가공 공장을 운영 중인 A씨가 지난해 집중우호로 하수가 역류한 공장 앞 도로의 맨홀을 가리키고 있다.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서 철골가공 공장을 운영 중인 A씨는 다가오는 우기철을 앞두고 공장마당까지 밀물처럼 들이닥쳤던 지난해 집중호우 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까 걱정이다.

이곳에서 11년째 공장을 운영 가동 중인 A씨는 매년 우기철만 되면 공장 앞 도로가 물에 잠겼지만 도로 선을 넘친 우수가 마당까지 차오르는 일을 겪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공장 앞 하수구를 역류한 빗물이 순식간에 차오르는데, 납품을 앞둔 제품 침수 걱정보다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공장 앞 도로에 설치된 맨홀을 역류해 10m 정도의 경사진 거리를 두고 있는 A씨의 공장 마당까지 우수가 들어와 발목까지 차오른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도 안됐다. A씨와 직원들은 역류한 우수가 더 차올라 공장 내부까지 밀려들어와 제작 중인 제품과 납품을 기다리던 제품이 침수 피해를 입지 않을까,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노심초사했다.

“납품도 납품이지만 공장설비와 제작이 끝난 제품이 침수되면 정말 큰일 나는 일이죠. 우리 공장보다 지대가 더 낮은 앞 공장은 무릎 바로 밑까지 물이 차올랐어요.”

양촌읍에서 강화를 연결하는 356지방도로와 연결된 폭 3~4m의 읍면도로에 붙어 있는 A씨의 공장 주변지역은 당초 농사용 창고 건축 정도만 가능한 준농림지역.

그러나 용도지역이 2014년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되면서 승합차 한대 정도가 지날 수 있는 이 도로를 중심으로 공장과 창고가 앞 다퉈 건축돼 지금은 A씨의 공장을 비롯해 이 도로를 따라 크고 작은 공장이 무려 250여개가 넘게 들어서 '오리목 산단'이라는 자생 산단이 형성됐다.

문제는 이 도로로 인허가를 받아 공장 등의 건축물이 크게 늘었는데도 지하에 설치된 하수도가 500㎜관 그대로여서 A씨의 공장과 같은 저지대 공장은 우기철만 되면 걱정이다.

특히, 이 하수관이 강화군과 김포시 사이 염하강(서해)과 연결돼, 지난해와 같은 폭우시 만조 때가 되면 하수가 빠져나가는 시간이 길어진데다 역류 피해까지 발생해 피해를 가중 시킬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A씨는 "역류 피해가 발생한 맨홀에서 염하강까지 직선거리로 1.5㎞정도가 된다"며 "지난해뿐만 아니라 매년 우기철만 되면 반복되는 일이라 면사무소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소용없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확인을 거쳐 종합적으로 상황을 검토해 피해 최소화 할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