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최근 셀트리온은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서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서 회장은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선장으로 복귀했으나 태풍이 안정되면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으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다.

서 회장의 경영 복귀로 셀트리온 상장 3사에 대한 합병과 신약개발 등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경영 복귀가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서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서 회장이 바이오산업의 입지전적인 인물이긴 하나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매출 부풀리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으며, 2021년 말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자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투명 경영과 경제 정의를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분식회계 논란은 씻을 수 없는 오점이다. 여기에 '라면 갑질' 등으로 지탄받기까지 했다.

서 회장 일가 '오너 리스크'가 가장 큰 문제라는 얘기다. 즉 소액투자자들은 주가 회복을 기대하지만 서 회장 개인뿐 아니라 셀트리온 경영에 참여하는 아들 등 '오너 리스크' 불씨는 여전하다. 서 회장 차남의 '실종 사건'도 뒤늦게 밝혀졌는데, 실종 사건은 단순 실종으로 종료됐지만 여러 의문을 낳으며 '오너 리스크'가 기우만은 아니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서 회장의 차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미국 현지 법인을 직접 경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주들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 3사 합병을 위해서는 소액주주들의 찬성을 끌어내야 하는데, 소액주주들이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합병에 따른 자금 부담이 대폭 커질 수 있다. 서 회장의 복귀가 셀트리온그룹의 성장 발판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지 예단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서 회장 및 그의 가족이 경영을 독점하고 논란의 중심에 선다면 앞날을 예측하긴 어렵지 않다. 서 회장은 과거를 통렬히 반성하고 소액주주와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