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대공원의 벚꽃.
▲ 인천대공원의 벚꽃.

인천 곳곳에 개나리와 벚꽃이 활짝 폈다. 관측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벚꽃이 빨리 피었다. 지난 2월에 이어 3월에도 고기압이 이어지고 맑은 날이 지속하면서 꽃망울이 일찍 터졌다. 거리마다 활짝 핀 꽃들이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중소 상공인들과 서민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위로해주는 듯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시작된 은행권 위기가 독일의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DB)까지 이어지고 있다. 은행 발 악재와 이로 인한 불안한 금융권의 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가 대한민국에도 불똥으로 튀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요즘 월요일 아침마다 열리는 우리 회사 임원회의 주 안건은 '금리변동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다.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비슷한 성격의 회의지만 뾰족한 대책 없이 마치기 일쑤다. 곳곳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을 그저 꽃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요즘의 상황이다.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도 올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직원 채용을 크게 늘렸던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1만 명을 해고한 뒤 올해도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감원을 발표했다. 총 2만7000여 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메타는 2만1000명, 구글은 1만2000명, 마이크로소프트는 1만 명을 각각 감원키로 했다. 높은 인건비 비중을 대폭 줄이고 이를 통해 경영 쇄신을 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오늘도 허리띠를 조금 더 졸라맨다,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대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이들의 모습이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 모든 것이 좋았던 이전으로 돌아갈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저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하는 삶의 연속이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이번 주말에는 인천대공원에 가서 잠시나마 상춘객(賞春客)이 되어야겠다. 꽃처럼 활짝 피어날 그 날을 꿈꾸며.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