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접근성 탓 이사 논의 수년
새 부지 '옛 선인재단' 잠정 결정

땅 일부 정부 소유 절차 걸림돌
토지 매입 포함 500억원 들 듯
중투 거쳐 빨라야 2027년 가능
지원청 “올해 타당성 재용역”

인천 중구 자유공원 아래 둥지를 튼 지 50년이 넘으면서 공간과 접근성 문제로 이전을 결정한 남부교육지원청이 부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수년간 논의 끝에 제물포역 인근 옛 선인재단으로 옮기기로 접점을 찾았지만, 소유권이 얽힌 부지 확보는 걸림돌로 남았다.

남부교육지원청은 청사 이전 부지로 미추홀구 도화동 옛 선인재단을 잠정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남부교육지원청이 점찍은 곳은 인화여중과 선인고 사이에 남아 있는 공터다. 해당 부지는 제물포역과 가깝고, 인천대 제물포캠퍼스와 제물포스마트타운·정부인천지방합동청사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중구 송학동에 위치한 남부교육지원청은 인천 5개 교육지원청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을 쓰고 있다. 1972년 들어선 본관은 지어진 지 50년이 넘었다. 1992년 신관이 문을 열었지만 건물 연면적은 2384㎡로, 서부교육지원청(7162㎡)과 동부교육지원청(7191㎡)에 견주면 3분의 1 수준이다. 주차 공간도 26면에 그친다.

그동안 남부교육지원청은 어디로 이사할지를 놓고 수년째 검토를 되풀이했다. 2020년 말 '청사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마무리하면서 이전 필요성을 확인했지만 부지가 고민거리였다.

당초 인천시교육청이 소유한 옛 선인재단 공터가 우선순위였는데, 미추홀구가 제안했던 용현·학익구역 도시개발사업 부지도 물망에 올랐다.

난항을 거듭했던 부지 문제는 지방선거 국면을 거치면서 물꼬가 트였다. 지난해 이영훈 미추홀구청장이 '남부교육지원청 도화지구 유치'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면서 당선됐고, 도성훈 교육감도 청사 이전을 약속하면서다.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전 부지를 검토한 끝에 옛 선인재단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이전할 땅을 확보하는 절차는 걸림돌로 남아 있다. 해당 부지 가운데 일부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토지 매입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거치면 청사 이전은 빨라야 2027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토지 매입비를 포함한 이전 사업비는 5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이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다시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