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호 연수구청장
▲ 이재호 연수구청장

 

영화 '국제시장'이나 '미나리', 요즘 뜨는 드라마 '카지노'까지, 굴곡진 근대 이민사나 재외동포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상물을 접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국내외 동포들의 삶을 긍지와 자부심으로 우리 역사에 안착시키기에는 부족한 환경이다. 지난해 10월 정부의 재외동포청 설치 발표는 이런 동포들에게 희망의 싹을 틔우기에 충분했다. 재외동포청은 180여개국 750만 재외동포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외교부 재외동포 정책 기능과 재외동포재단을 통합해 신설하는 전담기구다. 발표 이후 개항과 이민사의 출발점인 인천은 어느 도시보다 분주한 날들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발 빠르게 프랑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와 하와이 등을 돌며 동포청 인천 유치 지지 선언을 이끌어 냈다. 역사성과 지리적 장점, 미래 가능성까지 인천만한 곳이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이민의 역사는 눈물과 애환의 역사다. 가난 때문에 고국을 등지고 인천을 출발한 동포들은 멕시코 사탕수수밭에서 혹은 광부와 간호사로 한국 경제 성장의 역군이자 말없이 민간 외교관의 역할까지 해냈다. 낯선 이방인을 향한 외면과 핍박을 이겨내며 오직 가족과 고국을 위해 피와 눈물로 지켜온 역사들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인천이다. 2008년 문을 연 한국이민사박물관에는 1902년 12월22일 하와이로 향한 첫 이민선의 역사부터 동포들의 애환 가득한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천시가 우리 동포들의 이민사를 보존하고 유산으로 남기는 작업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20년 가까이 된 셈이다. 인천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만큼이나 지역 차원의 의지도 충만한 도시라는 확인점이기도 하다. 우리 연수구 역시 재외동포청 신설 법안의 국회 통과와 함께 인천시 유치에 대한 첫 지지 선언과 함께 자발적인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항만과 공항을 끼고 국제기구들이 밀집한 국제적 도시 인프라와 재외동포들을 위한 우수한 정주 여건 등 인천이 최적지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물론 투자를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과 송도아메리칸타운, 글로벌캠퍼스 등 재외동포를 위한 환경에 미래가 보장된 생동감 넘치는 도시라는 점도 동포들이 인천 유치를 원하고 있는 이유다. 연수구는 40만 구민과 함께 인천이 재외동포 편익뿐 아니라 우수한 인프라와 연계한 정책 등 동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 믿는다. 거부할 수 없는 역사와 미래가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바로 인천이 답이다.

/이재호 연수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