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소흘농협-대진대 협약]

道북부지역 최초 유학생·농가 반색
외국인 노동자 숙소 문제까지 해결
대진대 “학업 지장 없게 배려할 것”
▲ 임영문 대진대학교 총장(왼쪽)과 김재원 소흘농협장이 외국인 유학생 시간제 취업지원을 위한 협약을 통해 농촌의 일손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았다. /사진제공=대진대학교

농사철에 들어간 포천지역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일손을 구할 수 없어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갈 정도다.

농촌의 일손 부족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농사 규모는 점점 커지는 데 비해 노동력 부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때 노동력 부족 틈새시장을 겨냥한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이 부쩍 늘었지만, 예전보다 높은 일당을 요구하면서 농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현재 포천지역은 2020년 이후 외국인 노동자 이탈과 사망 사건 등으로 인해 계절근로자를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

쉽게 말해 페널티를 받은 셈이다.

이로 인해 경기 북부 최대 규모(565㏊)를 자랑하는 시설채소 농가에선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하는 게 하늘에 별 따기다.

이런 가운데 포천시 소흘농협과 대진대학교가 일손이 부족한 농촌의 인력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경기 북부지역에선 최초다.

대진대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농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농가와 유학생들 모두가 만족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두 기관은 지난 1월 외국인 유학생 시간제 취업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글로벌기술인력 양성과 농촌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협약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시간제 취업지원, 소흘농협 협력업체 사업 장소 내 외국인 노동자 E-7 및 E-9 변경 협조, 대진대 졸업예정자를 위한 인턴십(실습) 제공, 포천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기서 핵심은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지원이다. 현재 대진대에 다니는 유학생은 약 6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학교에서 숙소생활을 한다.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의 주거환경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럽게 숙소문제가 해결된 셈이다. 두 기관이 뜻을 모은 것도 이런 이유다.

협약에 따라 소흘농협은 일손이 부족한 시설채소 농가를 알려주면, 대진대는 유학생들에게 농가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농협은 딸기 등 재배기술을 배우려는 유학생들에겐 전문적인 기술도 전수할 방침이다. 대진대는 유학생들이 학업에 지장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할 계획이다.

임영문 대진대 총장은 “유학생들이 농가에서 일하면 학비도 벌고, 기술도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유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나면 학교 인근에 숙소를 마련하려고 한다. 이렇게라도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원 소흘농협장은 “지난해 10월 대진대와 지역의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으면서 서로 상생발전을 논의했다”며 “이후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뜻을 모아 공감대를 형성했다. 농가에서도 유학생 고용을 환영하고 있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만큼 세심한 부분까지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