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설공사는 인천업체가”]
인천업체 지역 하도급률 전국 최하위
대형건설 현장 찾아 세일즈 활동
70% 이행 위해 최선 다해 뛸 것

[“수주 불균형 해소 넘어야 할 산”]
전문건설사업자 입찰 참여 어려움
등록기준 요건 현실 맞게 완화해야
모니터링 통해 불합리한 입찰 정정

[“그래도 앞으로…이웃사랑은 쭉”]
불우이웃 돕기 지난 15년간 11억원
사랑의 집 고쳐주기·연탄 배달 펼쳐

지난 2월 말.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써 달라며 1000만원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작년 연말에는 김장담그기 행사를 벌여 인천 계양구와 미추홀구 등에 김치를 나눠줬고, 그 전부터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활동도 진행해 오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의 지역 나눔 실천은 예전부터 이어졌던 봉사지만 이런 온정에 요즘 더 눈길이 가는 건 최근 이어진 건설업계 경기침체에도 꾸준했다는 점 때문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지문철 인천시회장은 “올해 전문건설업계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그래도 협회는 전문건설사들 수주 물량 확대와 제도 개선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역 사랑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 인천 남동구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문철 인천시회장은 “올해 전문건설업계에 가시밭길이 예상되지만 전문건설사들 수주물량 확대와 제도 개선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협회가 돕겠다”고 밝혔다.
▲ 인천 남동구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문철 인천시회장은 “올해 전문건설업계에 가시밭길이 예상되지만 전문건설사들 수주물량 확대와 제도 개선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협회가 돕겠다”고 밝혔다.

▲“인천 건설공사는 인천전문건설업체가 해야 한다.”

'인천 건설공사는 인천전문건설업체가 해야 한다'는 인천시회 슬로건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협회가 구성되고 오랜 기간 동안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아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문철 회장은 “수도권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지역 전문건설업계는 서울과 경기 업체가 진입하기 쉬운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천 업체의 지역 하도급률이 전국 최하위인 이유”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대형건설 현장을 찾아가 건의하고 호소했다. 재작년부터는 하도급 세일즈 전담 활동을 위한 '상생발전위원회'를 만들어 대형건설 현장은 물론이고 중소형 건설 현장까지 인천 구석구석을 누비며 세일즈 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고 설명했다.

인천시회는 건설공사에서 각 토공사업, 미장·방수·조적공사업 등 건설공사의 공종별 전문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하는 기업들로 모인 단체다. 워낙 서울과 경기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 업계를 휘어잡고 있다 보니 민간대형공사에서 지역 몫이 크지 않다는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인천에서 진행하는 건설공사만큼은 지역 업체를 참여시키겠다는 시공사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천시 하도급조례에 명시된 지역 업체 하도급률 70% 이행을 위해 협회부터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고 지문철 회장은 말했다.

 

▲전문·종합 수주 불균형, 인천에서 불공정 유독 심하다

정부가 건설산업 생산체계를 개편하면서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는 전문건설업과 종합건설업의 업역 구분은 주로 대형 업체에 좋은 일로 돌아간다는 게 협회 주장이다.

종합건설사업자는 전문건설사업자보다 등록 기준이 높고 업무 범위가 넓기 때문에 전문공사 입찰에 제한이 없는 반면, 전문건설사업자는 종합공사 입찰 참여를 어렵게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지역에서 종합건설업자가 전문공사를 수주한 비율은 47.8%인데 비해 전문건설사업자가 종합공사를 수주한 비율은 16.2%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불균형 해소를 위해선 종합공사에서 요구하는 전문업종을 1개 또는 2개 이내로 한정해야 하며, 종합공사에 참여하는 전문건설업자의 등록기준 요건을 현실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 거기다 더해 전문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종합공사를 다른 건설사업자에 하도급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건설사업자만 직접 시공을 강제하는 현 체계는 형평성을 잃은 규제”라고 했다.

협회에게 '지역 하도급률 상승'이 숙원 사업이라면 '전문건설사업자의 수주 불균형 해소'는 정부 정책 변화로 새롭게 맞이한 숙제인 셈이다.

 

▲악재 산적한 2023년. “그래도 앞으로 간다.”

작년부터 본격화한 금리 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기가 더 극성이다. 원자재값 상승, 인건비 급증까지 포함하면 실제 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계 입장에선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문철 회장은 “작년에는 신규 물량 감소와 금리 인상으로 대형건설사들도 휘청인 판이다. 중소건설사들은 부도 위기에 놓였다. 원인은 시장에 돈줄이 말라 자금 경색이 심각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배경에 하도급이 대부분인 전문건설업체들은 일하고도 돈을 못 받아 연쇄적인 부도나 흑자도산 등이 우려된다. 일감을 수주해도 원자재와 인건비가 급증하니까 열심히 일해도 손해를 입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어느 정도 털어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부터 할 작정이다. 우선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천 모든 발주기관과 단체장들을 만나 건의할 생각이다. 그리고 모든 건설 현장 시공사들에게 지역전문업체 하도급 세일즈 활동을 펼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주 불균형 부분에 대해선 국회와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하고 입찰 모니터링을 통해 불합리한 입찰을 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5년 동안 모금액만 11억원. “지역 사랑 멈추지 않겠다.”

지문철 회장은 “인천시회가 이어가고 있는 지역 사랑은 협회의 최대 자랑거리 중 하나”라고 자부했다. 지난 2008년부터 회원사들 자발적 참여로 불우이웃돕기 성금만 11억3198만원에 이를 정도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불경기 시국에도 1억2850만원을 모금하면서 선행을 펼치고 있다.

“전문건설업의 시공기술을 살려 이 성금은 인천지역 주거취약계층의 집수리 사업인 '사랑의 집 고쳐주기'에 주로 썼다. 지난 15년 동안 583가구의 집을 수리했다. 인천연탄은행과는 사랑의 연탄배달을 통해 19만8000장을 배달했다. 김장 나눔 봉사활동 경우 2010년부터 지금까지 82t 김치를 기부했다”며 “이번 연도에도 국내외 여건이 어렵고 건설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한계까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협회는 전문건설사들의 수주 물량 확대와 제도 개선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문철 회장은 누구]

건설업계 마당발... 지역 봉사도 열중

㈜삼지조경산업 대표이사이자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 제12대 회장인 지문철(59)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열린 인천시회 임시총회에서 선출됐다. 지문철 회장은 경희대 조경학과를 졸업한 뒤 30년 넘게 조경식재 공사업을 하고 있으며, 협회 인천시회 10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문철 회장은 지난해 12월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열린 '2022 청소년 범죄예방 한마음대회'에서 법무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등 업계 활성화에 더해 지역 봉사에도 열중인 인물이다.

지문철 회장은 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위원 인천지역협의회에서 활동하며 헌신적인 봉사정신으로 비행소년 선도보호, 학교폭력 예방 등 인천지역 청소년 범죄예방에 전념한 공을 인정받아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지문철 회장뿐만 아니라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 소속 기업 중 30곳 이상이 인천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착한기업'에 가입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협회는 이웃 사랑 나눔 동참에 열중인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 관계자는 “회원사의 일감 창출과 회원사 간 화합과 단결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과 함께 전문건설업계를 향한 인천시민의 사랑을 되돌려 주는 일에도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