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급증…올 44마리 잡혀
농촌·도시 구분 없이 출몰
이동반경 넓어 주민 불안감
검단 개발 영향 유기견 유입
시 “포획단 인력 늘려 대처”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 사는 A씨(66)는 동이 틀 무렵 새벽 운동에 나서는 길에 만나는 들개 무리를 보고 놀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겨울에는 뒤에서 다가온 들개에 발뒤꿈치 입질까지 당해, 새벽 운동에 나설 때마다 개를 쫓기 위해 등산스틱으로 바닥을 긁고 다닌다.

고촌읍 향산리에 거주하는 직장인 B씨(57)는 주말 반려견을 데리고 하천길을 거닐다 반려견을 쫓아 오는 들개에 혼비백산한 경험이 있다.

도시화 과정을 겪는 김포시 곳곳에서 줄지어 다니는 들개 무리가 목격되고 있다.

시는 올해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44마리의 들개를 포획해 동물보호시설에 넘겼다. 100마리가 포획된 지난해에 비해 월평균 포획되는 들개 수가 배 이상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창고와 개별공장 입지가 많은 하성면 14마리, 월곶면 7마리, 산업단지와 가까운 양촌읍 3마리, 도시지역에 속하는 고촌읍 12마리, 통진읍 3마리, 신도시 지역인 장기동과 운양동에서도 들개가 포획됐다.

농촌지역과 도시지역 구분 없이 들개가 출몰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추위가 일찍 시작돼서 그런지 지난해 말부터 들개 관련 민원이 늘고 있지만, 지금까지 들개에 의한 물림 사고 접수는 없었다”며 “민원이 접수되면 바로 출몰지에 먹이를 넣어 포획틀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들개 관련 민원이 늘자 지난해 '들개 포획반'을 구성하고 출몰 신고지역을 중심으로 20개의 포획틀을 운영하고 있다.

들개 증가 원인으로 시는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주인과 함께 이주하지 못하고 버려진 집 개가 생존을 위해 야생화된 상태에서 번식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인천시 서구에서 진행되는 검단신도시개발이 시작되면서 이곳에서 주인과 함께 살다 버려진 유기견이 산 능선을 따라 김포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동반경이 넓은데다 경계심이 많아 포획이 쉽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들개포획단 인원을 오는 4월부터 4명으로 늘려 즉각적인 대처와 함께 유기로 인한 반려견의 들개화 방지를 위해 동물등록 강화와 반려견 소유자의 책임 의식을 높이기 위해 문화교육 등을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획된 들개는 동물구조협회에 인계 돼, 20일간의 입양 공고를 거쳐 입양이 안 된 들개는 안락사 절차를 밟게 되지만, 현재까지 입양된 들 개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김포=권용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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