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임명하면서 인천시와 제대로 협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사실은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인천시와 해수부를 상대로 전국 4개 항만공사 사장 임명 때 해수부장관과 지자체장의 협의과정이 있었는지 묻는 정보공개 청구 과정에서 드러났다. 해수부는 “공공기관 사장 인사에 관한 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정보(비공개) 결정통지서'를 보냈고, 인천시는 “해수부로부터 협의 요청 공문을 받은 적이 없어서 관련 자료도 없다”고 답했다.
항만공사법 제16조에 따르면 항만공사 사장은 “임원추천위가 복수로 추천하는 사람 중에서 해수부장관이 해당 시·도지사와 협의를 거쳐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임명할 때 인천시장과 협의해야 하는데, 인천시에 인천항만공사 사장 임명 관련 협의 자료가 없다는 것은 해수부가 법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사장을 임명해왔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인천은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항만·공항 물류 도시이다. 인천 경제와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 처리에 인천항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 같은 이유로 인천 시민은 인천항만공사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이런 인천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동안 해수부는 인천항만공사 사장 임명뿐 아니라 항만 정책에서 인천을 깔보고 시민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런 탓에 인천에선 인천항만공사가 해수부 출신 관료들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기관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낙하산 인사로 인천항만공사를 해수부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인 '해피아'로 지칭하기까지 한다.
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임기가 3월17일로 끝나게 됨에 따라 새 사장을 공모 중이다. 해수부는 법에 따라 성실히 인천시와 협의해야 할 것이다. '해피아' 낙하산 인사는 인천 시민이 더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인천시도 인천항만공사 사장 임명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인천내항 1·8부두 재개발, 인천신항 배후단지 개발 등 지역 현안과 민선 8기 인천시의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의 성공도 인천항과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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