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14일 '개발제한구역 100만㎡ 해제 권한 경기도 위임 요구 건의안'을 가결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월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지자체장에게 그린벨트 해제권한을 확대했듯 경기도지사에게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건의안의 핵심이다. 타 단체장은 30만㎡로 한정되었던 해제권한을 100㎡로 올려주면서 경기도를 제외한 것은 국토균형개발 전략 차원이라 하더라도 '역차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도의회가 어떤 논리를 앞세우건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해제 확대는 스스로 미래의 발목을 잡는 시대착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개발압력으로 따지면 경기도가 비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높다. 따라서 그린벨트라도 풀어서 이에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게 사실이다. 지난 10년간만 1억9000만㎡에 이르는 경기도의 녹색 산지가 신도시로, 대규모 주택단지로 변모했다. 여기서 더 풀자는 것은 개발을 위해 미래 환경을 포기하자는 말처럼 들린다. 앞으로 경기도는 서울과 비수도권 인구를 더 끌어들이려 애쓸 게 아니라 균형 잡힌 삶의 질 향상을 우선 가치로 추구해야 한다.
경기도 녹지의 탄소흡수량은 연평균 7.6% 감소해 전국 평균 2.1%보다 4배나 높은 실정이다. 녹지를 타 시도보다 오히려 몇 배나 더 확보해야 할 판이다. 이대로라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이라는 경기도의 탄소중립 정책목표 달성은 이미 물 건너 간 얘기다. 기후위기 대응이 기존의 개발논리보다 훨씬 우선하는 가치라는 도민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마당에 그린벨트를 더 풀어달라는 요구는 설득력이 갈수록 떨어질 게 분명하다.
물론,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지난 50년 간 고통을 받아온 주민들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 그러나 이는 별도의 보상과 배상 체계 확립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해제에 따른 개발 기대이득으로 상쇄할 일이 아니다. 단지 권한만 확보하려는 건의안이었다는 변명은 옹색하다. 도와 도의회는 현재의 그린벨트와 인근 해제지역을 어떻게 짜임새 있게 관리할 것인가부터 깊이 고민해주기 바란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