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
▲ 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 매튜 브라운·리안 존스 지음 김익성 옮김, 양준호 감수 원더박스 240쪽,1만6000원

지역 시민주의는 어렵다.

지방자치시대가 뿌리 내린지 30년, 아직 정부는 고삐를 쥐고 있다. 지방은 허약한 재정력과 어설픈 정치력으로 버티지만 결국 서울에 종속된다. 그만큼 지역을 기반으로 한 경제 구조는 뿌리가 얕다.

<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는 영국의 한 지자체의 성공적 지방 경제 모델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에 아직은 '상상' 같은 사례다.

이 책은 서문에 “최근 공동체 자산 구축 전략의 모범 사례로 영국의 프레스턴이 떠오르고 있다”며 “프레스턴 모델이 거둔 성공은 공동체 자산 구축이라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으며 지역 공동체에 유의미한 수준으로 부와 권력을 되돌려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은 제외다. 인천은 수도권이지만 그 중 변방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갇혀 있고, 인구 감소 문제가 아닌 질적인 삶의 영역 고민이 더 크다.

'프레스턴'은 영국 북부의 소도시다.

14만명 남짓의 이 도시 또한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로 골치 아프다. 더구나 산업혁명 등 2차 산업의 중심에서 3차 시대, 4차 세상으로 넘어갈 때 지역을 개조시키지 못해 변방 취급을 받았다.

책은 “프레스턴은 산업 혁명기에 면공업을 중심으로 크게 발전했으며 이후 전기 산업과 조선업 등으로 번영했으나 1970년대 이후 제조업 쇠토 경향과 중앙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지역 경제는 추락을 거듭했다”고 이곳을 소개했다. 프레스턴의 빈곤율은 영국 하위 20%를 밑돌았고, 자살률은 가장 높았다.

프레스턴이 바뀌었다.

저자 매튜 브라운은 시의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사회에 돈이 돌도록 '공동체 자산 구축' 정책을 펼쳤다. 지역에 돈이 돌며 경제가 살아났고, 지역 공적 기관의 선순환 구조로 바뀌었다. 그렇게 프레스턴은 '가장 개선된 도시'로 탈바꿈한다.

이 책은 프레스턴의 성공 사례를 위기의 지역 경제, 프레스턴의 변화되는 모습, 공동체 자산 구축, 근린 공동체에서 국가까지 등으로 소개한다.

매튜 브라운은 2002년부터 프레스턴 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했고 '협력하는 민주주의' 선임 연구원으로 '프레스턴 모델'을 만들었다.

또 협동조합을 활용한 노동자의 기업 소유와 시민은행 설립 등을 주도하며 민주적 경제를 바탕으로 지역 사회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 책을 감수한 양준호 인천대 교수는 “이 책이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 지역들의 새로운 경제 모델 구축을 위한 교과서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