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기획자X' 展 6월18일까지

이지영,어린 시절 내면 모습 시각화
주혜령, 만화 상상력으로 일탈 표현
윤이도, 남겨진 장소·이야기에 집중
이영욱, 반복되는 행위로 고민 해결
유화수, 콤플렉스를 작품 으로 해소
▲ 유화수作 '거베라의 꿈'

남양주 한강뮤지엄은 오는 6월1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이상한 나라의 기획자X'展을 연다.

'이상한 나라의 기획자X'展은 사회의 역할과 책임으로부터 회피하는 '어른아이'가 아닌 일상을 극복할 힘을 얻기 위한 '어른아이'가 돼 보는 것을 주제로 한다.

동심 속에서 심리적 안정감과 휴식을 얻으며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을 '어른아이'라 부른다.

이들은 유년기를 함께했던 친숙한 캐릭터, 동화 등에서 애착을 느끼며 관련 상품을 소비한다. 이번 전시는 관객들에게 '피터팬'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에는 이지영, 주혜령, 이영욱, 윤이도, 유화수 등 작가 5명이 참여했다.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유년기의 기억을 되살려 치열한 일상에서부터 잠시 눈을 돌릴 수 있게 도와준다.

작가들의 무한한 상상력은 일상으로부터 잠시 멀어져 있도록 하고 있다.

이지영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 상황, 관계, 어린 시절 등 내면의 모습을 시각화했다. 작품에 등장한 무대는 작가가 현실로부터 받아들이는 심리 상태를 연출한 공간이다.

작가가 표현하는 상상의 공간은 오브제의 종류 또는 색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통해 당시 상황 또는 감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무대 공간의 연출부터 해체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성찰의 시간을 가진다.

이를 통해 작가는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고 나아가야 할 방법을 모색한다.

▲ 주혜령 作 '힐링'.
▲ 주혜령 作 '힐링'. /사진제공=한강뮤지엄

주혜령 작가는 개인을 사회를 구성하는 개체로써 바라본다. 사회구조에서 한 개체는 다수의 개체와 관계 맺을 수밖에 없고 이에 개인의 정체성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자극과 관계에 따라 계속해서 모습이 변화한다.

작가는 일상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도 만화적 상상력을 통해 현실로부터 일탈을 보여준다.

작품을 통해 현실의 모습과 이상적인 상태를 동시에 보여주지만,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모습이기도 하다.

이영욱 작가의 작업에서 패턴은 특정한 의미를 가진다. 작가는 집 근처에 있는 마트에 방문해 땅콩을 구매한 일화를 떠올린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당연히 땅콩껍질이 벗겨져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통을 열었다. 하지만 껍질은 벗겨져 있지 않았고 그 마음은 실망감으로 변했다.

작가는 땅콩껍질을 직접 벗기기 시작함과 동시에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등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현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고민거리를 밀어내고자 한다.

윤이도 작가는 다양한 사회적 사안으로 인해 변화되거나 사라진 도시의 공간, 즉 남겨진 장소와 그 장소를 둘러싼 이야기에 집중한다.

남겨진 장소와 그 이야기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 및 정리하며 그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작가가 주목한 장소는 외할머니의 추억을 떠올리는 곳이다.

작가에게 외할머니의 집은 아름다웠던 기억을 떠올리는 동시에 그의 부재를 실감할 수 있는 장소이며 재개발로 인해 당시 모습을 볼 수 없는 공간이다. 작가는 외할머니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긴긴밤, 빈 눈으로, 고이'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유화수 작가는 콤플렉스 또는 부정적인 상황으로부터 받는 불안감 또는 도피하고 싶은 심리적 상태를 작업 행위로 해소하고자 한다. 그 방법은 자연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 유년기의 기억이다.

작가에게 유년기의 기억은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받는 강한 자극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 작가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과 소재, 즉 과거의 기억을 캔버스로 옮기는 것이 아닌 상상력을 더해 가상의 공간을 만든다. 가상의 공간, 즉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캔버스는 공간의 현실에서 충족하기 어려운 욕망 또는 불만족스러운 심리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꿈꾸는 유토피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 한강뮤지엄이 오는 6월1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이상한 나라의 기획자X’展을 개최한다./사진제공=한강뮤지엄
▲ 한강뮤지엄이 오는 6월1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이상한 나라의 기획자X’展을 개최한다./사진제공=한강뮤지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