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기관 중 14곳 안내…'내정설'도
1기 정책 제안만…'쓴소리' 담당 무색

경기도, "단순 실수" 해명
경기도청.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정을 비판하고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경기도 2기 레드팀’이 이번엔 직원 선발 과정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도가 레드팀 모집 과정에서 산하 공공기관 중 일부 기관에만 모집 안내를 했기 때문이다. 기관들 사이에선 레드팀 직원을 내정해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가 지난해 12월30일부터 1월10일까지 도청과 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2기 레드팀을 모집한 결과 도청 6급 이하 직원 4명과 기관 직원 2명 등 6명을, 1기 레드팀에서 활동이 우수했던 4명을 각각 뽑았다. 

기관은 도가 지난해 12월30일과 1월5일 두 차례에 걸쳐 2기 레드팀 모집을 안내했다. 그런데 도가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주택도시공사·경기관광공사·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 전체 27개 기관 중 경기문화재단·경기도사회서비스원 등 14개 기관에만 모집을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관광공사·경기아트센터·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등 13개 기관은 도에서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도가 2기 레드팀을 모집한 뒤 활동을 시작한 지조차도 몰랐다는 게 복수의 기관 관계자 설명이다. 2기 레드팀은 지난 1일 처음 회의를 열고 앞으로 회의 안건, 활동 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A기관 관계자는 “전 부서를 확인해봤는데 도에서 2기 레드팀에 대해 얘기를 들은 경우는 없었다”며 “당연히 레드팀 모집에 대해 직원들에게 알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기관에선 내정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B기관 관계자는 “정황상 굉장히 자연스럽지 못하다. 기관 직원을 레드팀으로 넣겠다고 하는데 기관 직원들 대부분이 모르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레드팀 직원을 정해둔 것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레드팀이 도마 위에 오른 건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운영된 1기 레드팀은 출범 취지와 달리 정책 제안에 그쳐 도의회 안팎에서 지적을 받았다. 

김현석(국민의힘·과천) 도의원은 지난해 11월 행정사무감사에서 “레드팀이 처음 출발할 때는 내부 쓴소리를 담당한다고 해 이목을 끌었는데 실제 회의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주민참여 예산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이라며 “레드팀이 도정을 올바르게 진단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고 인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도는 현 상황에 대해 단순 실수일 뿐이라고 해명한다. 

도 관계자는 “기관들이 레드팀 모집에 대해 모른다고 해서 자체적으로 조사해봤는데 전달 체계에서 잘못된 부분을 발견했다”며 “3기 레드팀을 모집할 땐 이 같은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또 2기 레드팀에선 지적받았던 내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