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현수 인스타그램.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이 최근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지원 당시 일각에서 불거졌던 올림픽 메달 연금 일시불 수령 과정에 대해 해명했다.

빅토르 안은 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모두가 힘든 시기에 시끄러운 이슈로 이름이 오르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궁금해하시는 부분들을 답변드리지 못한 이유는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발표가 난 후 말씀을 드리려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30년간 오롯이 운동만 하며 살아왔고 성격상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운 일이다. 그 결과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마치 사실처럼 비쳤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관해 거짓없이 말씀드리겠다”며 2011년 러시아 귀화 과정과 연금 일시불 수령 과정, 연금 전액 기부 사실 등을 전했다.

그는 “2011년 6월 러시아로 출국했고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님과 향후 훈련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귀화 제안을 했고, 러시아 팀에 있는 러시아-호주 이중 국적 선수인 타티아나 보루롤리나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중국적이 가능한 줄 알고 알아본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난 그 선수처럼 특별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고민 끝에 7월에 귀화 결정을 하고, 수령한 일시금은 돌려드리는 게 맞는다고 판단해 심장 수술이 필요한 아이와 재활 및 치료가 필요한 후배 선수에게 전액 기부했다”고 밝했다.

이어 “그런데 8월에 러시아발 기사로 귀화 절차가 알려지면서 한국에선 연금을 7월에 먼저 수령하고 8월에 귀화를 결정한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 귀화가 알려진 것은 8월이지만 7월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귀화 후 언론에 서는 것이 조심스러웠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어떠한 이유에서든 귀화를 선택해 받아야 하는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것이며 이런 오해들은 쌓이지 않도록 최대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달 빅토르 안이 성남시청 코치직 지원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은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귀화 직전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 이중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간 뒤 몰랐던 척했던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데, 7일 빅토르 안이 올린 글은 이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은 당시 빅토르 안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선수 구타 등 징계 이력이 있는 다른 후보에 관해선 비판하지 않아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해당 성명을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더욱이 해당 연맹을 이끄는 회장이 성남시청 코치직에 지원한 특정 후보와 젊은빙상인연대에서 함께 활동한 사이로 알려져 논란을 키웠다.

이런 과정에 최민정 등 성남시청 소속 선수들은 “코치 선발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성남시청은 코치 자리에 아무도 채용하지 않았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