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발간…건축학도 필독서
인천 아벨서점, 28일까지 열려

“1950년대 발간된 책 중에서 유일하게 인천의 건축물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건축학도들의 필독서입니다.”

'개항(開港)과 양관 역정(洋館歷程)' 전시회가 마련됐다.

인천 동구 아벨서점은 오는 28일까지 아벨전시관 2층 전시실에서 제11회 한 권의 책 전시 '개항과 양관 역정'을 전시 중이라고 1일 밝혔다. 한권의 책 전시는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복사해 책이 만들어진 시대와 이유, 책의 장정과 활자, 실려 있는 사진 자료 등을 한눈에 보는 전시이다.

인천 향토사료로 가치가 높은 '개항과 양관 역정'은 1959년 7월20일 소안(素眼) 최성연(崔聖淵, 1914∼2000년)이 썼다.

소안 선생은 일일이 건물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도면을 구해 가로 19㎝, 세로 21㎝ 크기의 양장본(210쪽) 형태로 펴냈다. 1883년 인천항의 강제 개항 이후 1950년까지 인천지역에서 새로 지어진 서양식 건물과 함께 인천 약사가 서술됐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지난 2003년 한자와 고어 등을 한글로 쉽게 풀어쓴 '윤문본'(231쪽)으로 새로 발간해 학교 도서관 등에 1500부를 무료로 배포했다.

이 책은 1부 '인천의 개항과 그 발전 경로', 2부 '화도진' 등으로 나눠 인천의 개항 역사를 간략히 소개한 뒤 3부에서 인천항 일대의 근대 건축물을 40여종으로 분류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건축물들은 국내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독일회사 세창양행 직원들의 사택(私宅·현 자유공원 맥아더장군 동상 자리)을 비롯해 서양식 대불호텔, 제물포 구락부, 홍예문, 미국 초대 공사인 앨런 박사의 저택, 영국 영사관, 우체사와 전보사 등이다.

당시 해반은 “1950년대 발간된 책 중 유일하게 인천의 건축물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안 선생은 1914년 인천 율목동에서 태어났고, 1955년 동아일보사 현상 문예공모에 '핏자국'으로 당선돼 등단했고, 인천시사(市史)를 편찬하는 등 향토사학자로 활동했다. 그의 첫 시조집 '은어'는 검여 유희강 선생이 제목을 쓰고, 천경자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