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 기증유물 500여점 '보고서 발간'
가문 활동·초상화·출토복식 등 수록
▲ 경기도박물관이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 기증 유물에 대해 종합한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가 기증유물'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조환 심의 일습.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 기증 유물 500여 점에 대해 종합한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가 기증유물'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유물의 상세정보와 함께 가문의 활동, 초상화, 연행일록, 도자기, 출토복식을 주제로 한 5편의 연구 논문이 실렸다.

이를 통해 풍양조씨 가문의 역사와 기증유물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풍양조씨 회양공파 5대에 걸친 조선시대 명문가 사대부들의 생김새, 옷차림, 글씨, 취미, 가치관, 제사 방식 등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면서 여러 학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 고(故) 조성원씨와 아들 조장희·조융희 형제는 2018년 11월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풍양조씨 회양공파 묘역에서 출토된 지석, 복식, 석물 유물과 집안에서 대대로 보관해온 고문서, 고서 등 499점을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하고, 2022년 4월에는 후손가에서 그동안 집안에서 보관해온 초상화와 보관함 등 87점을 위탁했다.

▲ 지석과 지석함.
▲ 지석과 지석함./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이번 보고서에 수록된 유물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5대에 걸친 석제, 백자, 토제 지석이다. 이들 지석 중 일부는 현재 경기도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 '경기 사대부의 삶과 격, 지석(誌石)'에 출품됐는데, 19세기 세도정치의 중심에 있었던 조득영, 조병현 등이 출세한 과정부터 반대세력의 공격으로 유배되거나 사약을 받아 사망하기까지의 과정, 사후 신원이 회복된 사정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또 조환, 조득영, 조병현 세 사람의 초상화 5점은 조선시대 초상화가 높은 수준에 도달했던 18∼19세기의 우수한 회화 작품으로 예술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병현 초상'은 헌종의 명령으로 당시 도화서 화원인 이한철이 그린 것으로, 헌종이 직접 그림에 표제를 적었다. 조선시대 왕이 신하의 초상화에 화상찬을 지은 사례는 많이 있으나, 왕이 화원을 통해 초상화를 그려 내리고 그 위에 직접 어필로 제목까지 적은 것으로는 유일한 사례다.

▲ 조병현 초상화.
▲ 조병현 초상화./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이 밖에 조환, 조병현, 조구하의 문집과 유서를 비롯해 조환 부부 묘에서 출토된 복식유물 등 조선시대 사대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물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박물관 학예운영실 담당자는 “앞으로 한동안 보존처리 작업과 전문가들의 분석, 연구 작업을 병행해야 하며, 이후 단계적으로 전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며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가 기증유물보고서'는 박물관 누리집에 PDF도록으로 공개하고 도민들에게 박물관 소장자료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겠다”고 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