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등록문화재 2호였던 자유공원 플라타너스가 지정된 지 약 1년 5개월 만에 2023년 1월9일 해제되었다. 인천시는 등록문화제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혼선을 겪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현존하는 최장수 플라타너스라며 문화재로 등록하여 관리한다고 홍보하다가 새해 들어 갑작스레 해제하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등록문화재 제도는 50년 이상 지난 건설·제작·형성한 모든 형태의 근대문화유산을 시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제도인데, 등록문화재에 등록되려면 역사·문화·예술·사회·경제·종교·생활 각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 가치가 있거나, 지역의 역사·문화 배경이 되고, 그 가치가 일반에 널리 알려지거나, 기술 발전 또는 예술 사조처럼 그 시대를 반영하거나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지녀야 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연생물은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천광역시 문화재보호 조례 제2조 제2항에 따르면,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아니하거나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되지 아니한 유형문화재, 기념물 및 민속문화재 중에서 보전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것을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천광역시 등록문화재로 등록할 수 있다. 그런데 해당 조례에서 기념물의 경우 동물과 식물, 경관이 뛰어난 곳을 제외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인천시는 등록문화재로서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는 행정착오라며 바로잡기 위해서 해제했다고 말한다. 조례에 명시된 사항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21년에 등록문화재로 고시한 행정에 한심할 따름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서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를 검색하면 2021년 8월9일 인천광역시 시도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으며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플라타너스는 주로 가로수로 식재되어 시야 확보를 위한 전지작업으로 원형이 훼손된 경우가 대부분이나,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는 인천 개항기 역사를 간직하고 인천상륙작전의 포화 속에서도 현재까지 버텨오며 근현대사의 역사를 지켜온 산 증인인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며, 공원에 식재되어 높이 30.5m, 둘레 4.7m에 이르는 고유의 원형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플라타너스로서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제일은 2023년 1월 9일, 해제사유는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인천광역시 고시 제2023-4호 참조' 글자가 전부이다.
자유공원 플라타너스의 문화재 가치가 바뀐 건 없다. 인천시는 행정착오라며 등록문화재에서 해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잘못된 행정처리에 대해 사과하고 인천시 지정문화재 기념물로 지정하겠다고 해야 한다.
/최진우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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