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야당 대표로 첫 번째 사례
찬반 집회에 성남지청 '시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제1 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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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5분쯤 수원지검 성남지청 본관 앞 포토라인에서 “검찰은 이미 답을 다 정해놓고 있다.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라며 “검찰에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검찰 조사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어 “성남FC 직원이 광고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 성남시민에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구조가 아니”라며 “검찰의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2018년 당시 바른미래당 등으로부터 이 의혹으로 고발되면서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이 대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성남지청 앞에선 극렬한 찬반 집회가 열렸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민주시민촛불연대·이재명 지지자 연대 1000여명은 “우리가 이재명이다”를 연신 외치며 검찰의 소환조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재명이 피의자면 우리도 피의자다. 검찰은 우리 모두를 소환조사하라”고 했다.
반면 20m 길이의 횡단보도 건너편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애국순찰팀·신자유연대 500여명이 이재명을 구속하라며 소리쳤다. 양 측은 서로 고성을 지르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일부가 서로의 진영을 오가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피력하다가 다툼이 생기기도 했다.
오전 10시35분쯤 이재명 대표가 성남지청 앞에 도착하자 지지 단체 측은 “화이팅”을, 반대 단체 측은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 대표 지지 단체는 “이재명은 우리가 지킨다. 진짜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단체 측은 “대장동 주범 이재명을 구속하라”며 맞불을 놨다. 이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기도 했고, 진보 성향과 보수 성향 유튜브들이 이 대표를 찍기 위해 뒤엉키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 인사를 건네며 검찰 청사까지 100여m 거리의 언덕길을 15분간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일부 지지자는 검찰 청사 앞까지 이 지사를 따라 올라온 뒤 이 지사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손뼉을 치며 “사랑한다”, “힘내시라”고 응원했고, 보수 성향 유튜브들은 이 지사가 포토라인 앞에서 발언할 때 욕설을 뱉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9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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