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절차 추진 속도 낼 듯
사업비 투자·운영권 등 숙제
주변 지역 개발 전략 계획도
2027년 겨울 어느날 오전 9시, 김상준 씨(가명)는 인천 옹진군 백령공항에서 미리 항공권을 끊어둔 김포국제공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시간 후인 10시 김포공항에 도착한 상준 씨는 공항철도를 타고 계양역에서 인천1호선으로 환승, 인천 시내로 이동해 밀린 은행 업무와 병원 진료 등을 마쳤다. 점심까지 마치고 오후 3시 다시 지하철에 몸을 실은 상준 씨는 백령도로 향하는 김포공항발 5시 비행기를 타고, 오후 6시 백령공항으로 돌아왔다. 섬을 떠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오는 2027년(예정) 백령공항 개항 후 백령도 주민의 일상이다. 사곶해변이라는 천연비행장을 품은 섬 백령도에 공항 건설이 눈앞이다. 해상교통을 통해서만 육지를 오가던, 그마저도 기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섬 주민들의 '1일 생활권' 확보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사업'이 27일 2022년 제8차 국가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하면서 최종 확정됐다. 지난해 11월 예타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지 약 1년여 만이다.
앞선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편익(B/C)이 높았던 만큼 행정절차 처리 등 실제 사업 추진까지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7년 국토교통부에서 해당 사업의 사전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B/C는 2.19로 나왔다.
정부 목표는 오는 2029년 준공이지만, 인천시는 2027년 개항을 목표로 국토교통부와 지속해서 협업해 사전절차 추진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공항이 건설되면 전국으로의 이동시간이 2시간 이내로 줄면서 섬 주민의 1일 생활권이 가능해지는 등 주민 이동권과 정주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또 관광객과 투자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다만 사업비 투자, 공항 운영권 논의 등 향후 풀어가야 할 숙제도 있다.
김교흥(민·인천 서구갑)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서해5도 지원특별법' 일부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인천시가 공항 조성 사업에 사업비를 투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지자체가 서해5도(백령·대청·소청·대연평·소연평) 종합발전계획 및 국가 및 지자체 지원 사항에 '공항'을 추가하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수용 가능성이 미지수인 데다, 공항 운영권 소유 주체도 고민할 사항이다.
공항 조성과 병행돼야 할 주변 지역 개발 전략을 찾는 것은 물론, 생태계 보전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시는 용역 등을 통해 오는 2023년 4월까지 백령공항 주변 지역의 개발방향을 정립하고 숙박·관광·레저·의료 등 공항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할 대응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관계자는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사업 추진 시 지역주민 교통불편 해소뿐 아니라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능력도 향상돼 지역주민 정주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백령도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서해권역의 새로운 관광거점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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