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롄(大連)이 ‘동북아의 밀라노’로 불릴 정도로 패션도시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데는 인천∼다롄간 주 3항차 운항하고 있는 대인훼리(주) ‘대인호’의 역할이 실로 컸다.
 지난 95년 10월7일, 중국 동북3성의 첫 뱃길을 연 선두주자인 ‘대인호’는 80∼90년대에 호황을 누리며 성장을 거듭한 한국의 패션산업과 첨단 부자재를 중국에 전이시킨 통로였다.
 IMF가 한창 맹위를 떨쳤던 지난 98년과 99년에는 동대문 의류상들로부터 ‘꿈의 배’로 불렸을 정도. 다롄의 한국제품 수입규모가 뱃길이 열린 지난 95년 2억8백16만달러에서 2001년 4천1천만여달러로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 이를 입증한다.
 88년 일본산인 ‘대인호’는 크루즈급에는 못미치더라도 전망 좋은 레스토랑과 커피숍, 게임룸 등 고급화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292마일(소요시간 17시간) 뱃길의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다.
 특히 1만2천t급 ‘대인호’를 움직이는 3부요인인 강인호 선장(45)과 이상보 사무장(45), 장종섭 기관장(46) 등 베테랑 항해사들이 모두 항해경력 20년 이상을 넘긴 해양대 동문으로 한·중 항로 8곳중 최고의 진용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이다.
 서로의 눈빛만 봐도 이상유무를 알수 있다는 이들을 돕고 있는 승무원은 모두 42명. 이중 34명이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이다. 555명 승객정원에 요즘은 평균 150여명 정도가 승선하니 1명의 승무원당 4명의 승객을 담당하는 꼴이어서 ‘맨투맨식’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때 다롄에서 사업을 한 경력이 있어 누구보다 다롄 사정에 밝은 이 사무장에게 듣는 ‘다롄 가이드’도 재미중 하나.
 2년째 다롄행 뱃길을 오간 덕에 집과 담을 쌓고 있다는 강 선장은 “배여행은 비행기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와 멋이 있다”며 “특히 다롄 항해비용은 항공여행보다 저렴해 가족단위 해외여행으로는 그만”이라고 자랑한다. <박주성기자> jspar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