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전시실(낮) (…)

기자 :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작가 : (순간 표정이 일변하며 한숨을 내뱉는다) 인천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공사로 전시실이 휴관에 들어가면서 전시 공간이 너무 없어요.

잘 짜여진 각본처럼 질문에 대한 지역 예술인들의 답변은 정해져 있었고 이젠 어느덧 연기 합을 맞추는 배우가 된 듯하다. 당초 인천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공사는 지난 9월에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인천시가 특정감사를 통해 사업 전반을 살펴보며 사업이 중단됐다. 전시실은 예술회관 리모델링 공사 기간에 시립예술단의 임시연습실로 사용하기 위한 공사로 지난 4월부터 이미 휴관에 들어갔다. 예술회관 리모델링 공사는 결국 내년 7월에 시작해 2025년 1월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예술회관 전시실이 무려 3년 가까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다.

인천지역의 전시 공간 부족 현상은 비단 예술회관 리모델링 연기로 촉발된 문제가 아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축소로 직결된다. 인천시립미술관·박물관·공원 등이 결합한 전국 최초의 복합문화시설인 인천뮤지엄파크 조성사업이 시민들과 지역 예술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뮤지엄파크 개관 목표 시기가 기존 2025년 말에서 2027년으로 조정됐지만, 그마저도 설계 공모와 행정안전부의 2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통과 여부에 따라 불투명하다. 거기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소장품 구입비가 30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대폭 삭감돼 유명무실한 시립미술관이 될 우려도 있다. 이미 한 차례 이뤄진 인천뮤지엄파크 개관 연기가 반복되지 않고 미술관 정체성에 부합하는 소장품을 확보하며 목표한 시기에 성공적으로 개관하길 기대한다.

▲ 변성원 문화부 기자.
▲ 변성원 문화부 기자.

/변성원 문화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