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혜림 경기본사 문화체육부 기자.
▲ 박혜림 경기본사 문화체육부 기자.

얼마 전, 차디찬 칼바람을 피해 태국으로 휴양을 떠났다. 겨울 옷차림을 한 채 출국장에 들어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난방이 두꺼운 옷차림을 벗겼다. 그런데도 한 가지 벗지 못한 것은 마스크였다. 입을 감싼 마스크가 흥건하게 젖을 때까지 마스크를 벗지 못했다. 6시간의 비행 끝에 태국 땅을 밟았다. 세계 최대 허브 공항인 방콕 수완나품 공항은 늦은 시간인데도 각국에서 온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환승을 하기 위해 한참이나 머무른 공항에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몇몇 공항 직원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방문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풍경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나 역시 갑갑하게 감싸고 있던 마스크를 벗어 던졌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해방감이던지….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던 혹자의 말이 스쳤다.

현재 우리 정부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에 대해 설 연휴 전후로 단계적 해제 검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교통시설과 의료시설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이뤄질 계획이다.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치명률(12월19일 기준)은 1.02%, 대한민국은 0.11%에 그치고 있다. 0.04∼0.08% 독감 치명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세계의 국가들에선 일찌감치 마스크를 벗었다. 어쩌면 국내 실내마스크 해제 검토는 한참 늦은 결정일지 모르겠다. 국민은 하루라도 속히 마스크 벗어 던질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음식물을 섭취할 땐 모두가 마스크를 쓰지 않는 상황에서 실내마스크 착용이 과연 효용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또 마스크 해제 시 필요로하는 이들은 자율적으로 착용 여부를 결정할 것임이 분명했다. 5박6일간의 짜릿한 휴가를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기내에 발을 딛자 승무원이 내게 말을 건네 온다. “손님 마스크 착용을 부탁드립니다.”

 

/박혜림 경기본사 문화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