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진(天津), 텐진 사람>
 “중국 톈진(天津)시는 일반도시들과 격이 다릅니다.”
 톈진 시민들이 갖는 도시에 대한 자부심은 중국내에서도 대단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충칭(重慶)과 함께 중앙정부가 직접 관장하는 4대 직할시인 톈진시는 정치, 행정면에서는 상하이를 능가하는 2대도시라고 자부하고 있다.
 바로 수도 베이징의 배후에 있고 중국의 부흥성쇠를 함께 한다는 상징성을 지닌 도시이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항만을 보유한 톈진시에 대해 관리, 통제권을 확대하려 하지만 시는 이를 적절히 타협하고 배척할줄도 안다.
 톈진시 정부의 한 관계자는 “톈진은 베이징이 요구하는 도시에는 관심이 없다. 세계가 요구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정부 사람들은 이런점에서 중앙정부가 정책적으로 관리하는 상하이시와 비교대상이 안될뿐 아니라 다른 시, 성(省)과 비교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한다.
 베이징이 세계 기업들의 사무소가 입주한 비즈니스의 중심이라면 톈진은 이들 생산공장이 들어선 경제산업활동의 중심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에겐 너무 비싼땅이 되가고 있는 톈진>
 톈진항은 중국 북방 화북지방의 최대 개항지역이며 수도 베이징과는 170㎞에 불과한 해상관문이다.
 이곳에는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운영하는 톈진경제개발구(TEDA) 등 각종 경제특구와 시정부가 자체관리하는 둥리(東麗)공단 등 6개의 지역공단이 운영되고 있다.
 시정부에 따르면 중국이 대외개방정책을 추진한 지난 79년부터 지난 7월말까지 20여년동안 총 1만4천681개의 외국기업이 470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한국기업은 같은기간중에 중국과의 합작회사를 포함해 모두 1천468개 기업이 43억달러를 투자해 나라별로는 미국, 일본에 이어 3번째이다.
 그러나 TEDA지역과 같은 국가급 경제개발구에는 삼성전자와 LG, 포스코등 국내 대형그룹의 계열사 정도만이 진출했을 뿐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시 동북지역에 있는 東麗공단 등의 지역공단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다.
 이 지역공단에선 인천의 영창악기가 3천명의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는 현지공장이 최대규모로 꼽히고 있다.
 TEDA지역의 경우 정부의 각종 세제 혜택과 행정지원이 주어지지만 높은 땅값으로 인해 국내 상당수 기업들에겐 넘기 어려운 문턱이다.
 여기에다 경제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세계화를 지향하는 톈진이 한국진출기업들에 대한 지원폭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는 것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 현지생산공장은 지난해부터 노사마찰이 자주 발생하면서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톈진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기대하는 한국기업에게 이제 더이상의 투자최적지는 아니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인천과의 교류>
 인천과 톈진간 뱃길이 처음 추진된것은 지난 90년5월.
 그러나 중국 교통부가 수교도 안된 국가와의 첫 뱃길을 수도와 인접지역에 열어줄수 없다는 방침이 정해지면서 이 항로 개설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이 항로는 인천∼웨이하이간 항로가 개설된 이듬해인 91년에야 한중간 두번째카페리항로로 개설됐고 이후 한국기업 진출의 전기가 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톈진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전무했다.
 이 항로의 첫 화물은 인천 주안공단에서 신발을 생산하고 있는 한비실업. 이 회사는 항로개설에 맞춰 현지공장을 준공,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실어나른 것이 항로의 시작이었다.
 삼성전자와 LG 등 많은 한국기업이 이 항로를 통해 현재까지도 중국으로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톈진시는 카페리항로개설 이후 인천시와의 교류에 적극 나섰고 지난 93년 자매결연도시를 체결했다.
 인천시는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현지에 공무원을 파견, 인천시 주톈진대표처를 설립· 운영중이다.
 그러나 시톈진대표처는 양도시간 정치·행정교류 활동에 치우치면서 세계속의 도시로 뻗어가는 톈진과의 교류확대 활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매결연 초기만 해도 톈진시는 인천시와의 교류확대에 적극적이었지만 세계적 도시들과의 관계개선을 급속히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인천에 대한 무게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수교 10주년을 계기로 세계 경제무대에서 비슷한 성격을 지닌 인천과 톈진 두 도시간 보다 실질적인 교류 협력을 유지해야한다는 현지 반응이다. <백범진기자> bjpai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