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온통 우리나라는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다. 8월 들어 두번씩이나 찾아 온 태풍의 집중성 호우로 인하여 사상 최악의 재난사태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번 재난사태를 안당한 지역이 없으며 이재민 또한 엄청난 수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 모두가 수해를 당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망 또는 실종자가 200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2만7천2백57가구 7만6천8백83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고 재산 피해액만해도 5조3천8백67억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번 피해로 인한 복구비만도 약 8조원이 든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약 11%에 해당하는 돈이 이번 수해로 잃게 된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 모두는 너, 나 할 것없이 수해에 쓸려간 가재도구를 챙기고 침수에 잠긴 가옥을 정비하는 등 수해복구 의지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온 국민이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를 씻기 위해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신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 때에 또 한편에서는 해외연수를 간다고 한다.
 남동구청에서는 무려 1억 2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9월과 10월 두차례나 대규모로 선진행정체험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도 광명시, 안양시, 여주시 그리고 경기도에서도 관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왜 하필이면 이 때에 해외연수를 꼭 가야만 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선진행정체험을 내용으로 하는 해외연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필이면 이렇게 온 나라 온 국민들이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수해복구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이 때에 국민을 선도하고 계몽하며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자들이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해외연수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따가운 질책과 비판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국민들의 소리에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오히려 더 기세등등하게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있는 공직자들의 자세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국민들과 함께 수해복구에 동참하기 위해 계획된 해외연수나 각종 행사를 취소한다는 소식을 접한바 있다.
 고양시는 구청별 동대항 체육대회를, 의정부시는 시민체육대회를 양주군은 읍·면 단위 체육행사를, 남양주시는 강변노을축제를, 용인시는 시민의 날 행사와 용구문화제를, 그리고 수원시는 모범공무원 제주도 산업시찰을 취소하고 수해복구 지원활동을 더욱 더 강화한다고 하는데 남동구청을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취소할 수 없다는 얘기인가?
 정말 우리나라의 공직자들은 언제쯤이 되어야 국민들의 다가운 시선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지? 언제쯤이 되어야 상식이 통하는 정책을 펼 수 있을지?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정말로 중요한 사업계획과 관련하여 반드시 선진국가의 시설이나 환경을 돌아봐야 한다면, 긴박할 만큼 중요한 해외연수가 아니라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내년초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아마 이것이 전 국민이 바라는 생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