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환 감독 자신감…정의신 작가와의 호흡 소감엔 “영광”
객원배우 손병호 “공연단과 서로 긍정적 시너지 내고 있다”
블랙박스 극장 형태 '눈길'…관객들, 객석 아닌 무대서 관람
수원시립공연단, 16~22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무대에
▲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 수원시립공연단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가 수원SK아트리움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출연 배우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립공연단

내일, 그리고 희망에 대한 절대 긍정. 올겨울 추위를 녹일 따뜻한 명품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가 16일 수원시립공연단과 함께 찾아온다.

'봄의노래는 바다에 흐르고'는 구태환 감독이 연출을 맡고 재일교포 출신 정의신 작가가 대본을 쓰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연극은 일제식민지, 어느 외딴섬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며 사는 한 가족과 섬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인 헌병들 사이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힘겹게 살아야만 했던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연극에서는 심금을 울리는 연기력으로 호평받고 있는 배우 손병호가 홍길役을 맡았다.

특히 이번 연극은 블랙박스 극장(무대와 객석의 형태를 원하는 대로 변형시킬 수 있는 극장)의 형태로 관객들 스스로가 무대에 올라 함께 호흡하는 무대로 채워질 예정이다.

▲ 지난 2일 수원시립공연단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의 기자정담회가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렸다.

앞서 2일 수원시립공연단은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봄의노래는 바다에 흐르고'의 프레스콜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발표회에서는 연출을 맡은 구태환 예술감독을 비롯해 손병호(홍길役), 이경(영순役) 배우가 참석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관객들이 감동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무대를 마련했다”며 말문을 연 구태환 감독은 오랜 시간 준비한 무대인 만큼 이번 무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연극의 특이점은 관객들을 무대 위로 불러 모은 데 있다. 관객들은 객석이 아닌 무대에 마련한 200석의 새로운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파격적인 무대 연출 시도에 대해 구 감독은 “서울에는 이미 많은 블랙박스형 극장들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늘 멀찌감치 떨어져 무대를 바라봐야 했던 점이 아쉬웠고 블랙박스 극장의 형태를 수원SK아트리움으로 가져와 보다 입체적이고 실감 나는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냈다. 일종에 마당극과 같은 무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 감독은 연극계 거장, 정의신 작가와 맞춘 호흡에 대해서도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굉장히 존경하는 작가님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정의신 작가의 작품이 텐트를 쳐 놓고 한강고수부지에서 공연되는 것을 보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이후 나도 저런 작품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연이 닿아 함께 무대를 할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배우 손병호는 단원들 간의 특별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손 배우는 “아내 역을 맡은 이경 배우와 주로 호흡을 맞췄다. 아내 영순이 홍길의 머리를 신발로 세게 내려치는 장면이 있는데 연습 과정에서 10번 이상은 맞은 것 같다”며 화기애애한 단원들 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경 배우는 “같은 장면에서 워낙 손이 매운 편이라 조심스럽고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 수원시립공연단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가 수원SK아트리움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출연 배우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수원시립공연단
▲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수원시립공연단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가 수원SK아트리움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출연 배우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수원시립공연단

객원배우로 참여해 열연을 선보인 손병호는 수원시립공연단과의 호흡에 대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배우는 “객원 멤버로서, 또 선배로서 어떤 것들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단원들과 동화될 수 있는 방법이 고민스러웠고 유쾌한 연습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또 뭐든 배우려 하고 질문을 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으면서 나 자신도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교감이 될 만큼 좋은 무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구 감독은 이번 연극이 우울해 하는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제목에서처럼 봄이 오면 다 해결되겠지 라는 낙관을 얘기하곤 한다. 봄이 의미한 것들이 저마다 다른 의미를 가질 테지만 사소한 꿈마저 이루기 어려운 이 시대 연극을 통해 소중한 꿈들을 이뤄가는 희망적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시립공연단의 연극 '봄의노래는 바다에 흐르고'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