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동향 자료 발표
ℓ당 경유 1878원·휘발유 1624원
국내 유가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해 전국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이 2천원대를 눈앞에 둔 26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한 대형마트 셀프 주유소에 싼 가격을 찾아 나온 소비자들이 북적이고 있다. 26일 현재 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천950원이고, 경기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천11원이다.  /김철빈기자 narodo@itimes.co.kr

휘발유보다 저렴한 경유는 옛말이 됐다. 전국적인 경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지역에서도 경유·휘발유 가격 차가 200원 이상 벌어지면서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인천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3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인천지역 평균 경유 가격은 1878원(이하 ℓ당)으로, 1624원인 휘발유보다 254원 높다. 특히, 휘발유는 전국 평균인 1659원보다 지역 평균가가 더 낮지만 경유는 1876원인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가격을 보인다.

이날을 기준으로 지역 내 일부 주유소의 경우 경윳값이 2000원을 넘는 곳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주유소 역시 1800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 중이다.

인천지역 경유 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히 오르다 지난 여름 평균가 2100원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금 요동치며 소폭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이후로는 5∼6일 정도를 제외하고 약 한 달째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면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의 역전 현상 역시 지속, 가격 차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업계 등은 향후 경유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당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경유 수급난을 겪어온 데 이어 최근에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이달부터 원유 생산을 줄이겠다며 '감산' 결정을 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또 난방 수요가 느는 겨울철을 앞두고 있어 국내 경유 가격이 향후 더욱 오를 확률도 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오펙플러스 감산 결정과 동절기 난방 수요에 따른 경유 수요 증가, 미국의 경유 재고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경유 가격 하락보다는 유지 또는 상승 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며 “국내 주유소 경유 가격은 국제 경유 가격에 연동이 되는데, 국제 가격 자체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쉽사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유 가격이 요동치면서 에너지 수요가 많은 산업단지 등이 위치한 지역 특성으로 인해 인천 경제·사회에 타격 우려도 커진다. 경유는 물류·운송, 제조업 등 전반적인 산업에 널리 쓰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인천의 산업단지는 총 16곳(국가·일반·도시첨단)이다.

한준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천 내에는 중소 및 영세 제조기업 등이 여전히 많다.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주로 기존의 화석 연료, 경유 등을 쓰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데다 최근 경유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이러한 제조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