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은 지금의 웨이하이(威海)시를 일컬어 과거 10여년전과 비교하는 말로 딱 맞는 말이다.
 한중 단절 40여년의 장벽을 깨고 개설된 인천∼웨이하이간 카페리항로는 중국 산둥(山東)성 동쪽 끝에 있는 조그만 어항도시였던 웨이하이시를 21세기 ‘한국의 신라방’으로 탈바꿈시켰다.
 도시에 택시가 한대도 없어 시정부나 당간부들의 개인차량을 택시로 활용해야 할 정도로 빈약했던 도시가 바로 웨이하이시의 항로 개설 당시 모습이었다.
 개설초기 인천지역 화교를 중심으로 한 보따리상인들이 배에 타면서 웨이하이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져오고 한국내 값싸고 질좋은 공산품들을 중국에 소개하면서 시작된 보따리 무역은 한중교역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이때 보따리상인들을 통해 중국에 소개된 상품들이 좋은 평판을 받아 인천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기반을 다졌다.
 웨이하이시에는 올 상반기까지 한국, 홍콩, 일본, 미국, 대만 등에서 모두 3천여개 이상의 외국기업이 43억달러를 투자할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기업이 1천3백93개 14억8천만달러를 투자해 전체 외국인 투자의 38.5%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도시에 상주하고 있는 한국인은 5천명에 이르고 있다.
 도심 곳곳에는 한국상품 전용판매점인 하이강다샤(海港大夏), 차이푸쾅창(財富廣場) 등의 대형건물들이 들어서있다. 이곳은 한국산 의류에서 음식료품, 생활용품과 심지어 의약품인 위청수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왕지앙(王强) 웨이하이시 대외무역경제합작국 부국장은 “중국 전역에서 한국상품을 사기 위해 연간 3백만명의 중도매인들이 몰려든다”며 “시의 중요한 관광상품중 하나가 한국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이하이시의 물류기반 조성전략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운영을 시작한 대형물류집배송센터. 이 물류센터는 주로 식음료품을 취급하면서 선진국 수준의 재고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산둥성내 옌타이(烟臺), 지난(濟南), 칭다오(靑島) 등지로 물품을 배송하고 있다.
 이곳 운영책임자는 소비자 만족을 높이기 품질 검사와 관리를 철저히 하고 신속한 배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라진 근무자세를 선보였다.
 웨이하이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과의 교류를 기반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리인위엔(李恩遠) 시 대외무역경제합작국장은 “한중교류는 과거 위동항운이 운항하는 주 3회의 카페리 운항에만 의존해 왔으나 현재 부산과 군산, 광양항 등 교류항만이 크게 늘어났고 운항배편도 주 9차례나 된다”며 한국과의 교류통로가 매우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리 국장은 이어 “내년 컨테이너항로가 개설되면 더 많은 한국의 상품들이 들어올 것”이라며 교역증대와 한국기업 유치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시정부 관계자들은 웨이하이의 기후나 사람성격, 생활습성이 한국과 유사한 점이 많다며 한국인은 이곳에서 외국인이 아닌 형제로 대우받는다고 덧붙였다.
 웨이하이에는 웨이하이항과 스다오(石島), 롱청(榮城) 등 모두 3곳의 대외개방항만이 있는데 이들 모두가 한국과 뱃길로 연결돼 있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상품은 다양하게 연결된 수송망을 통해 전국 전역으로 수송되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웨이하이항에서 수도 베이징까지 연결되는 철도가 개통되면 이곳을 통한 한국상품의 중국내 진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웨이하이시는 카페리를 통해 시가 21세기 중국 공업도시로 발전한 만큼 인천시와 더욱 적극적인 교류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백범진기자> bjpai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