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장 한 장 그림책, 이억배 지음, 사계절출판사, 32쪽, 2만3000원

2020년 1월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으로 미국 내 비영어권 어린이책에 수여하는 밀드레드 배철더 워드 어너리스트에 선정된 이억배 그림책 동화작가가 자신의 캐릭터가 총집결한 그림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사계절출판사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이억배 작가의 200여 캐릭터가 들어있는 명랑 어린이 풍속도첩 ‘한 장 한 장 그림책’이다.

사계절출판사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1995년부터 한국 채색화의 미감을 살려 그림책 작업을 해온 이 작가의 작업실에서 한장의 포스터를 보고 책으로 엮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

1997년 그려진 이 포스터는 이 작가가 꿈꾸는 도서관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로, 국내 최초 어린이 전용 도서관인 순천 기적의 도서관 개관(2003년) 기념 포스터로 쓰여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작가는 이야기를 먼저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일반적인 그림책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한장의 그림을 토대로 그 안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를 발견하는 보다 자유롭고 즉흥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그렇다 보니 봄 식물, 가을 식물, 여름의 놀이와 겨울의 놀이, 동물, 도깨비, 괴물, 옛이야기, 비밀 아지트 등이 등장하는 14장의 그림은 한장의 그림마다 수많은 이야기가 있고,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더 많은 이야기가 생겨나도록 제작됐다.

의성어와 의태어로 뽑은 소제목들이 이어지며, 각각의 그림 옆쪽에 놓인 글은 수수께끼 문제를 내듯 그림에서 하나의 상황을 뽑아 재치 있게 전달하고, 독자가 직접 찾아보게 한다.

커다란 그림책을 펼쳐 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어린이 독자가 마음껏 상상하고 찾아보며 책으로 놀고 즐기고 머무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