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지·수로 'ㅁ자' 연결사업
7월 599만㎥ 저류량 첫 물길
2027년 완료땐 총 1052만㎥

8월 519만㎥ 폭우 끄떡 없어
침수 신고 한 건도 발생 안해

수질 확보·수로 변 친수시설
수상 레포츠 지역경제 활성화
수재해 안전한 국제도시 위상

지난 8월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많은 침수피해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바다와 맞닿아 폭우 시 침수 우려가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침수신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내륙보다 침수피해 우려가 상대적으로 큰 바다 인접 지역임에도 송도국제도시가 폭우로부터 안전했던 이유는 뭘까.

침수피해 저감 목적 등으로 추진되는 방재 사업 '송도워터프런트'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의 설명이다.

1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송도워터프런트 사업이 침수피해 예방 등 방재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 현황./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297㎜ 집중호우에도 끄떡없었다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는 총사업비 6215억원을 투입, 송도국제도시 유수지와 수로를 '미음(ㅁ)'자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1-1, 1-2, 2단계 등으로 나눠 추진 중이며 지난 7월 그 첫 물길이 공개됐다.

구체적으로는 수문, 제방, 수로 등을 설치해 방재시설인 유수지를 조성, 100년 강우빈도(시간당 약 90㎜)의 집중호우와 조위 상승으로 발생 가능한 침수피해를 저감할 목적으로 추진되는 방재 사업이다. 동시에 설치된 유수지의 수질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고 유수지의 수변공간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설치한다.

전 세계적인 지구온난화를 원인으로 하는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 이로 인한 인명·재산피해 역시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내륙 지역과 다르게 바다와 접하고 있는 지역들은 만조 때와 맞물려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유량이 바다로 흘러나가지 못하게 되고 대규모의 침수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지난 8월8∼9일 발생한 총 297.5㎜의 집중호우에도 침수피해 신고가 단 1건도 없었다. 이 기간 서울, 경기에서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인천 피해신고가 946건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상반되는 결과다. 특히 집중호우가 발생한 시간이 밀물 때였음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다.

송도 방재 효과는 어떻게 설명될까.

▲ 송도 워터프런트 1단계 사업 전후 물그릇 비교 이미지../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 전·후의 물그릇의 양을 비교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물그릇의 양의 비교는 송도워터프런트 1단계 구간으로 현재 조성이 완료된 1-1단계 구간(6·8공구)과 아암유수지, 북측수로가 대상이다.

대상 구간의 유수지 및 수로 내 저류시킬 수 있는 물의 양은 관리수위(EL(평균 해수면 기준).1.0m)부터 계획홍수위(EL.3.5m)까지 약 599만㎥이다. 이는 현재 설치된 6공구 수문으로 조위 상승을 차단함으로써 가능하다. 만약 이 사업이 시행되지 않았다면 조위는 인천 앞바다의 최고 조위인 약 EL.4.635m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이 높이는 유수지와 수로의 계획홍수위를 이미 초과하게 된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의 최저단지고는 EL.5.4m로 여기까지 채울 수 있는 물의 양은 약 214만㎥이다.

지난 8월 이틀간 이어진 집중호우 때 인천에서 관측된 강우량은 총 297.5㎜이며 이 비가 6공구유수지~아암유수지~북측수로로 유입되는 6·8공구유역(8.41㎢), 북측수로유역(13.54㎢), 잔류유역(5.71㎢)의 유역면적 합인 27.66㎢에 내렸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내린 비의 양은 약 823만㎥이다. 여기서 약 30%의 물은 땅속으로 침투되고 나머지 70%의 유량이 유수지와 수로로 유출된다고 가정할 경우 그 양은 약 519만㎥이 된다.

따라서 송도워터프런트 1단계 사업을 통해 확보한 저류랑은 599만㎥이므로 당시 물의 양을 모두 저류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사업이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수위 상승을 최저단지고까지 허용하더라도 저류량은 214만㎥이며 대상유역에 내린 강우로 인한 유출량을 초과, 침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송도 워터프런트 1-1단계 현장 모습./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업 완료 후엔 1052만㎥ 물그릇 확보…“더욱더 안전한 도시로”

향후 송도워터프런트 1-2단계 사업과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총 1052만㎥의 물그릇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인천경제청 등은 이에 따라 기후변화로 인한 수재해로부터 안전한 송도국제도시를 조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로 변에 조성되는 다양한 친수시설과 수순환 시스템을 통해 '수질' 또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해수를 유입, 약 15일간의 순환을 통해 인천 앞바다와 동일한 수준인 2∼3등급 이상의 수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마리나, 수상 레포츠 시설 유치 등을 통해 시민을 위한 친수공간 마련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해볼 수 있다.

송도워터프런트 1-2단계(9.53㎞)는 송도 6공구 유수지와 아암유수지를 연결하는 것으로, 송도 북측 수로에 수문(유수지)을 만들고 6공구 인공호수와 연결하는 수로, 수변공원 등을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는 2023년 초 착공 예정이다.

2단계(5.73㎞)는 인천신항 배후단지와 송도 시가지 사이(연장 5.7㎞, 폭 300m)에 수문 2개소, 갑문 1개소를 설치하고 부지·마리나 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올해 타당성 조사, 지방재정투자심사 등 사전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개발계획 변경, 설계용역을 거쳐 오는 2025년 착공해 2027년 준공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지난 7월에는 워터프런트 사업 첫 단계인 '1-1단계 사업 준공식'이 열린 바 있다. 1-1단계는 총 790억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바다와 송도 6공구 유수지를 연결하는 수로 930m와 수문 1곳, 보도교 2곳, 공원 4곳, 자전거도로 등이 조성됐다. 또 수변 데크·물놀이 시설·대포 분수 등을 갖춘 친수공간도 마련됐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