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서비스 6.4%↑, 24년만에 가장 높아 …외식물가는 30년만에 최고
근원물가 오름세 확대…물가 정점 지나더라도 높은 기조 이어질 듯

 

▲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파르게 치솟던 소비자물가의 상승세가 최근 두 달 연속 둔화했으나,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와 같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의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 물가 지수는 106.5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상승률로는 2001년 10월(4.3%)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020년 0%대에 머무르다가 지난해 중순 2%대로 오르더니 올해 7월 4.0%로 약 14년 만에 4%대로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서비스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 서비스의 물가가 6.4%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개인 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가 9.0% 상승해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비스 148개 품목 중 124개(비중 83.8%)가 1년 전보다 올랐다.

국내 단체여행비 상승률이 24.7%로 가장 높았다. 국제항공료(18.0%), 여객선료(15.6%), 국내 항공료(11.5%) 등 여행 관련 품목과 보험서비스료(14.9%), 대리운전 이용료(13.1%), 세탁료(10.7%)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 품목 중에서는 햄버거(13.5%), 갈비탕(12.9%), 김밥(12.9%), 자장면(12.2%), 해장국(12.1%) 등이 많이 올랐다.

▲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연합뉴스

서비스 물가 오름세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농산물, 석유류 등에서 전 부문으로 번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대외요인으로 촉발된 고물가가 대내적인 부문으로 전이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의 상승률은 지난 7월과 같은 4.5%로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표로, 변동성이 큰 농산물(곡물 외)과 석유류 품목들을 빼고 산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1% 올라 2008년 12월(4.5%)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는 근원물가 지수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비스 물가 등의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의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당분간 5%대의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비스 가격은 한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있어 전체 물가 상승세에 지속해서 영향을 끼친다.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 등으로 유가가 쉽사리 내려오지 않은 점,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점 등도 고물가 지속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서비스 가격은 잘 내려가지 않는다"며 "환율이 계속 높아 물가를 떨어뜨리는 힘이 약하고 원자재 가격 하락 폭도 크지 않아 올해 말까지는 물가 상승률이 5%대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 상승률이) 고원 형태를 만든 후 일정 기간 높은 수준에서 완만하게 내려올 것"이라면서 "정부는 물가 안정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yeasm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