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 배움터서 아이들 밝은 미래 비추다

1985년 개교 특수학교…102명 재학중
광주지역 최초 도시농업 모범대상 선정
지역사회·사업체 연계, 진로·직업 교육
코딩 등 수업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
▲ 인덕학교 전경 사진.
▲ 중·장기 프로그램 '인덕이랑 스쿨팜'
▲ 중·장기 프로그램 '인덕이랑 스쿨팜'

광주시 탄벌동에 있는 인덕학교는 1985년에 개교한 발달장애 특수학교로 조용하고 맑은 공기의 숲세권을 자랑하는 학교이다. 현재는 102명의 학생이 '미지학(美知學)', 즉 '아름답고 지혜로운 배움의 실현'이라는 교육 목표하에 함께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인덕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 역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더 나아가 모든 이가 찾아와 꿈을 이루고 쉼을 얻는 '꿈과 쉼의 숲'으로서의 역할을 그리고 있다.

인덕학교 미지학 교육의 핵심 가치는 ▲열린학교 ▲행복학교 ▲미래학교로, 3가지 핵심 가치별 중·장기 프로그램과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소통하고 참여하는 열린학교”

▲ 미래학교 청소년 카페 '엔젤스'
▲ 미래학교 청소년 카페 '엔젤스'

먼저 열린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소통과 참여를 통해 만들어 가는 학교의 모습이다.

열린학교의 중·장기 프로그램에는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 ▲학생작가 프로그램(꿈꾸는 공간) 등이 있다.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단체와 연계해 학교 교육만으로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지원해주고, 세부적으로는 '감정표현 상담', '통합교육', '주제 중심 문화예술 연계 교육과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주제 중심 문화예술 연계 교육과정'은 학교의 월별 교육과정과 연계된 주제로 다양한 문화공연과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학생작가 프로그램(꿈꾸는 공간)'은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나 작품을 지역사회 공간에 전시해 사회와 소통하고 작가로서의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미술대회 입상이라는 기록도 매해 세우고 있다.

학교 특색 사업으로 운영하는 '열린교장실' 역시 열린학교 활동의 일환이다.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이 꿈, 좋아하는 음식과 간식, 받고 싶은 선물, 제일 좋아하는 수업 등 크고 작은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이다.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복학교”

▲ 하람합창단이 전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대회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하람합창단이 전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대회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행복학교는 모든 학생이 인덕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늘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교육 공동체 모두의 의지가 담긴 모습이다.

행복학교의 중·장기 프로그램으로는 ▲인덕이랑 스쿨팜(School Farm) ▲건강체력교실 ▲하람합창단 등이 있다.

인덕이랑 스쿨팜(School Farm)은 도시농업 사업과 연계한 학교 텃밭이다.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생산하는 기쁨과 기르는 과정에서 정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인덕학교는 지난해 광주 지역 최초로 '도시농업 모범대상 학교'로 선정되었으며, 경기도 특수교육 콘퍼런스에서 '도시 농부' 프로젝트의 모범사례로 좋은 평을 받았다.

건강체력교실은 학생들의 신체활동과 체력 증진을 위해 정기적인 인바디 측정, 1학급 1운동, 교실 홈 트레이닝을 하며 활기를 충전하고 있다.

하람합창단은 발달장애학생과 교사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정기적인 지역사회 음악 봉사를 통해 선순환을 실천하고 전국 합창대회에서도 매년 입상하는 등 인덕학교의 대표적인 자랑거리이다.

특색사업인 '환상도전기(1인 1작 1악기)'는 선호하는 주제에 대해 독창적인 작품 활동을 하거나 악기 체험 및 연주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지도해 학교 안에서 문화예술을 생활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래를 함께 걸어가는 미래학교”

▲ 박월리   교장
▲ 박월리 교장

미래학교는 학생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학교의 모습으로, ▲지역사회 및 사업체(MOU) 연계 진로·직업 교육 ▲스마트 교육 등의 중·장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에게 지속적인 맞춤형 진로상담은 물론, 사회적 관계망 네트워크를 통해 자립과 독립적인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장애인보호작업장, 장애인 일자리, 스포츠 선수단 취업 등 여러 센터 및 사업체와 연계해 진로 교육을 지도한다.

또, 장애 학생의 컴퓨팅사고력 향상과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코딩, 디지털 리터러시 등 학생 눈높이에 맞는 스마트 교육을 진행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에도 노력 중이다.

미래학교의 학교 특색사업으로 운영하는 청소년 카페 '엔젤스'는 진로 직업과 관련 있는 다양한 사회 기술을 배우는 장소이며, 학생 주도로 운영돼 학생들의 자기 선택과 결정 능력이 최대한 반영되는 학생자치기구로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박월리 교장은 “장애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동안 다양한 교육적 서비스를 받지만 졸업한 후에는 지원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러므로 학교의 역할은 학생이 졸업 후에도 지역공동체 안에서 당당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스스로 경험하고 체득하는 살아있는 배움, 지역사회로의 자립과 전환을 위한 현장 중심 교육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인터뷰] 지역사회 연계 활동 소감

“K-pop 공연·친환경 제품 제작…새로운 경험 맛 봐”

인덕학교의 중장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이 2년째 주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에는 '4월-꽃피는 봄, 꽃피는 학교(K-pop 공연)', '5월-몸과 마음 튼튼데이(에어바운스 활동)', '6월-친환경 제품 만들기(친환경 제품 지역사회 나눔)', '7월-즐거운 여름방학(시나몬 가랜드 만들기)', '9월-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전통문화 공연)'가 진행됐다.

 

Q. 제일 기억에 남는 행사(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는 어떤 활동이었나요?

- 선정: 4월에 한 '꽃피는 봄, 꽃피는 학교'에서 본 B-boy 공연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역동적인 댄스로 분위기가 한껏 올라가서 친구들과 함께 환호성을 외쳤어요.

- 태민: 저는 9월에 한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에서 했던 풍물놀이 공연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풍물놀이에 나오는 징이라는 악기가 묵직하게 소리를 내면서 흥겨운 가락이 어우러져 절로 춤을 추게 했어요.

 

Q.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 선정: 코로나로 인해 외부 공연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만들기 활동도 있어서 좋았어요. 요즘 얼굴에 트러블 나는 것이 고민이었는데 6월에 한 '친환경 제품 만들기'에서 피부에 좋은 세안 비누를 만들 수 있었어요. 또 이걸 지역사회 이웃들에게 나누는 시간을 통해 학교 밖 나들이도 해서 기억에 남아요.

- 태민: 새로운 경험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4월에 했던 K-pop 공연 행사에서 직접 준비한 노래를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마치 제가 무대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여름방학 전에 했던 '시나몬 가랜드 만들기' 활동에서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시나몬이 벌레를 퇴치하는 장점이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직접 만든 가랜드를 방문에 장식했는데, 정말 벌레들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서 신기했어요.

 

Q.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 선정: 날씨가 좋을 때 장소를 운동장으로 하면 어떨까요? 저희 운동장이 이번에 공사를 해서 스탠드에 지붕이 생겼잖아요. 같이 모여서 활동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또 선생님의 도움 없이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자유롭게 그려서 전시해보고 싶어요. 수업 시간이 아니라 다른 시간에 자유롭게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그림 그리는 시간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 태민: 이번 달에 핼러윈이 있는데, 분장하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을 것 같아요. 학교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볼 수 있도록 꾸며요. 또 저희 들이 직접 공연을 준비해서 학부모님들이나 지역 주민들을 초청하면 어떨까요? 장기 자랑 공연처럼요.

 

Q.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나의 소감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 선정: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드는 '우리의 이야기'이다.

- 태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장'이다.

 

▲ (왼쪽부터) 김태민 고등부 3학년, 정선정 고등부 2학년.
▲ (왼쪽부터) 김태민 고등부 3학년, 정선정 고등부 2학년.

/김태민 고등부 3학년· 정선정 고등부 2학년


 

편지로 전한 학생들 마음

 

-전O라 선생님께

전O라 선생님 고맙습니다. 미술 시간에 그림 그리는 법 알려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젤리랑 사탕들 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계속 같이 미술 공부하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민재 올림

▲유민재 중학부 3학년
▲유민재 중학부 3학년

/유민재 중학부 3학년

 

-엄마 아빠께

엄마 아빠 안녕하세요. 저 우주에요. 엄마 아빠 저를 좋은 데 많이 데리고 다녀주셔서 감사해요. 롯데월드 잠실점, 스타필드 하남점, 증조할머니 집, 가고파펜션 모두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곳이에요. 다음에도 또 가고 싶어요. 엄마 아빠 우리 가족 다섯명 항상 함께해서 너무 행복해요. 아빠 엄마 감사합니다.

-우주 올림

▲서우주 중학부 1학년
▲서우주 중학부 1학년

/서우주 중학부 1학년

 

-세미 언니에게

세미 언니 안녕하세요. 저 태희에요. 언니 우리가 올해 3월에 만났죠?중학교 1학년에 입학해서 2호 차에서 언니를 처음 만났던 기억이 나요.

처음 입학해서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었는데, 언니가 가끔 손도 잡아주고 해서 정말 고마웠어요. 며칠 전 학교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릴 때 언니가 가방을 메라고 이야기해주어서 고마웠어요. 저를 잘 챙겨주셔서 항상 고마워하고 있어요. 언니는 시헌이 언니랑 제일 친하죠? 언니랑 저랑은 나이가 다르지만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언니 버스에서 또 만나요!

-태희 올림

▲유태희 중학부 1학년
▲유태희 중학부 1학년

/유태희 중학부 1학년

 

-상호 형에게

상호 형아! 안녕? 나 유빈이야. 우리가 학교에서 매일 보지만 편지로 인사하는 건 처음인 것 같아. 형아! 나는 형에게 편지로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지난 체육 시간에 친구가 나를 괴롭혔는데 형아가 막아주어서 정말 좋고 고마웠어. 그리고 카드게임을 해서 형이 1등을 했는데, 1등 간식을 나한테 줘서 정말 고마웠어. 형이랑 같은 반이라 너무 행복하고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어. 형아!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유빈 올림

▲문유빈 중학부 3학년
▲문유빈 중학부 3학년

/문유빈 중학부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