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동 주민들 감사요청 성명서
“피해대책 지속 요구 회피하더니
설명자리서 비아냥·욕설까지 …”
공무원 “욕 안해 되레 공격받아”
▲수원시청. /사진제공=수원시
▲수원시청. /사진제공=수원시

수원시 공무원이 지난 6월 폭우로 수해를 입은 공동주택을 찾아가 주민 앞에서 욕설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어수선한 상황에서 정리를 해주고 민심을 달래줘야 할 공무원이 오히려 상처를 줬다며 시에 항의하는 등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인다.

반면 공무원 쪽은 그런 일이 없다고 반박한다.

27일 수원시 영통지역 주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의동 A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구청 소속 5급 공무원 감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단지 내부 소식으로 전파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이재준 수원시장과 고위 공무원에게 직접 연락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6월 해당 아파트는 기록적인 폭우(수원지역 평균 285㎜)에 우수와 토사가 대량으로 유입되는 등 피해를 받았다. 이 때문에 평소 주민들이 다니는 길은 물론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고, 전력공급이 중단되거나 각종 시설이 유실됐다. 시에서도 피해가 심각한 곳으로 판단, 시장과 함께 직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원인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지 않아 아파트를 방문한 공무원이 욕설을 뱉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당시 주민과 공무원 간 대화가 오간 녹음파일을 확인하면 '핑퐁 치는 거 같으면 더 지X할까 봐, 핑퐁 친다고 지X할까 봐'라고 말하는 남성 목소리가 확인된다.

주민들은 그동안 시가 수해 복구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아파트가 자연환경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운영하는 '경관녹지'를 두르고 있는데, 배수시설이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다. 산에서 토사가 흐르면 배수시설이 막혀 빗물이 그대로 단지에 유입되는 구조로, 2017년 입주 이후 폭우 때마다 수차례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

관련 민원을 접수한 부서에서는 시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수개월 간 주민과 갈등을 빚었다. 주민들은 이 밖에도 공무원이 소송을 진행하라는 등 성의 없는 답변을 거듭했다거나, 배수시설 정비 약속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한 주민은 “매년 경관녹지에서 유입된 빗물로 피해를 받았고, 계속해서 대책을 요구했는데 시는 책임만 회피했다”며 “게다가 공무원이 주민들에게 설명하겠다는 자리에서 비아냥대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했다. 피해 주민들에게 또 상처를 준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무원 당사자는 절대 주민들에게 욕설을 하지 않았고, 민원파악 과정에 다소 격한 말을 들었어도 설명 역할 등에 주력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주민들과 우리 직원이 있는 공식적인 장소에서 욕을 할 리 없고, 한 적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공격을 받았는데,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걸 해주겠다고 얘기하면서 시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