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원 경기본사 사회부장.<br>
▲ 김기원 경기본사 사회부장.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말이 집권당 국민의힘 권력의 암투 과정에서 회자한 뒤 지금은 웬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자성어가 됐다.

양두구육의 출전은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말로 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겉은 훌륭하나 속은 변변치 못하거나, 그럴듯한 물건을 전시해 놓고 실제로는 형편없는 물건을 파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런 양두구육이 국민의힘에서만 회자하는 말이 아니다. 주변에서도 흔하게 찾을 수 있는 말이다.

최근 화성시 동부권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글이 지역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글은 지난해 6월 열린 화성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군공항이전담당관을 대상으로 행정사무 감사한 회의록을 일부 발췌한 내용이다.

전체적인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면 심각하다. 일부 내용을 발췌해보면.

 

▲스크린 골프장에서 열린 주민설명회

-임○○ 위원 (중략) 화성 전역을 다니시면서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하셨더라고요. 보통 시간은 1시간 정도 교육을 하신 것 같아요.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 네.

-임 위원 3월 21일인데요. 스크린골프연습장이고요, 여기 대상이 하우스D 골프동호회. 골프연습장에서 아마 이렇게 스크린 실내에서 한 것 같아요. 혹시 이것 보셨나요?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 네, 알고 있습니다.

-임 위원 반10 동호회에서 스크린연습장, 이런 데 가서 이런 것들을 해요, 보면. 이게 맞는 걸까요?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 (중략) 그 장소가 유해시설인지 유흥업소가 아닌 점 이런 것들을 파악하고 사전에 진행 사항을 알렸다는 점, 수원전투비행장 관련 설명회임을 알 수 있도록 브로슈어와 인쇄물 등이 현장 사진에 있는지 확인을 하고 그리고 저희는 주민설명회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거를 확인했습니다.

-임 위원 골프연습장, 실내연습장에서 그냥 거기 골프 연습하러 온 네 사람이 모여있는 데서 그냥 건건이 그렇게 강사료를 받아가는 게 저는 이해가 잘 안 가고요. (중략)강사료가 1시간 강의하면 8만원을 받으시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에 70만원, 120만원, 매달 그렇게 받아가요.

 

▲시 보조금으로 고가의 옷 구입

-황○○ 사회단체인 범대위 집행내역을 제가 자료로 받아봤는데 (중략)여기에 단체복이 1935만원 또 645만원, 258만원, 단체복을 왜 이렇게 많이 맞췄어요?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 작년 7월하고 9월에 걸쳐서 세 번에 나눠서 바람막이라는 걸 구입했었던 사항입니다. (중략) 작년에 7월하고 9월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했습니다. 1인시위지만 1인이 올라가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인원들이 2, 3명씩 올라갑니다. 그 인원들을 합쳤을 때 220명이 해당됩니다.

 

회의록을 보면 이것 말고도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지역 현안인 수원군공항이전에 대응하겠다고 만든 담당 부서가 어떤 일을 했는지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행정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말그대로 양두구육.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나서서 딴짓한 셈이다. 시 감사담관실이 뒤늦게 감사에 착수했으니 그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조직개편 등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해 보인다.

군공항 이전을 놓고 수원과 화성시가 찬반으로 갈려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또 다른 편 가르기가 우려된다. 그렇다고 해서 덮고 갈 일은 아닌 듯싶다. 민선 8기에서 과거 전임 시장의 잘못된 일을 과감히 털어내고 상식선으로 돌려놔야 한다. 그래야 시민이 편하다.

 

/김기원 경기본사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