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아파트서 5대 피해…3대 전소
'리콜 조치' 모델 엔진서 시작 추정
전문가 “전수조사 실시해야” 지적
▲ 21일 새벽 인천 서구 신현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차량들이 불에 탄 모습.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한밤중 인천 서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유명 수입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5대가 불에 타면서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해당 차량은 2018년 연쇄 화재 사고로 대규모 리콜 조치가 이뤄진 차종으로 확인됐으며, 같은 차종들이 이번 사고처럼 여전히 화재 위험성을 안고 있어 주민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오전 서구 신현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까맣게 타버린 'BMW' 디젤 차량과 불이 옮겨붙어 다 타버린 승용차 2대가 놓여 있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21분쯤 해당 BMW 차량 엔진 룸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 화재로 차량 3대가 완전히 불에 탔고 2대는 일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입주민 A(71)씨는 “주차장이 온통 검은 재와 매캐한 가스로 차 있다”라며 “조금만 더 늦게 발견했어도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불이 난 차량은 리콜 조치가 내려진 'BMW 520d' 모델이며, 1여년 전 리콜 처리를 받았음에도 화재가 발생하는 등 안전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BMW 520d 모델은 2018년 연쇄 화재 사고로 대규모 리콜 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 8월까지 BMW 관련 화재 접수 건수는 총 124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해당 자료는 차량 제작사가 자체 분석한 기술 분석 자료와 소유자가 직접 자동차 리콜센터에 신고한 자료로 작성돼 소방청이 집계하는 화재 통계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설계 문제로 인한 결함이기에 리콜로 부품을 바꾼다고 해도 화재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당시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쿨러 결함이 조사됐는데, 이는 당초 엔진 설계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부품을 바꾼다고 해도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이유”라며 “리콜 제품에서 화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정부에서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측은 “현재 이번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라며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 고객 불편 사안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