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성남 '오픈스페이스 블록스' 대표]

6년전 태평동에 복합문화공간 마련
남편 시각예술 작가·딸 미디어 전공
AI·창작 접목 '아트 매치 - 매시업'
복개하천 알릴 '천의 마을~' 등 진행
▲ 김은영 대표(왼쪽)·이나래 씨(가운데)·이돈순 작가 /사진제공=오픈스페이스 블록스

“우리의 문화 콘텐츠가 지역은 물론 세계인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김은영(55) 오픈스페이스 블록스(OPEN SPACE BLOCK'S) 대표는 18일 “다양한 문화 축제를 통해 원도심의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의 삶 속에서 마을 문화 활동을 공유하고 지역의 문화적 차별성을 통합, 해소해 상생의 공동체를 시현해보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남편 이돈순(56) 작가와 지난 2016년부터 성남시 태평동의 한 피아노 교습소를 리모델링해 전시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오픈스페이스 블록스를 만들었다. 그 작은 공간을 중심축으로 다양한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부부는 2017년 '에코밸리커튼'을 선보였다. 에코밸리커튼은 초등학생과 미술대학생, 그리고 지역 작가들이 협업해 태평동 골목길에 내리쬐는 햇볕을 막기 위해 하늘에 그늘막을 만든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대학에서 미디어를 전공한 김 대표의 딸(이나래·24)도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오픈스페이스 블록스는 '팝업아트 성남', '아트 매치-매시업', '천(川)의 마을-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 같은 첨단 영역의 끝없는 확장과 융합이 자칫 개인의 자유나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기 쉽다는 새로운 시대적 과제를 창작자로서 고민하게 됩니다. 그럴 때일수록 문화예술이 인간적 정서를 일깨우고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며 순수한 표현의 동기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픈스페이스 블록스가 이런 지점들을 지역의 다양한 주체와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고 있습니다.”(이돈순)

이나래 씨는 아트 매치-매시업 프로젝트에서 인공지능의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 세트 제작과 전시 디자인 부문을 맡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아트 매치-매시업' 뿐만 아니라 여러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율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디자인이나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 외에도 기획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이돈순 작가·이나래 씨·김은영 대표./사진제공=오픈스페이스 블록스
▲왼쪽부터 이돈순 작가·이나래 씨·김은영 대표./사진제공=오픈스페이스 블록스

김 대표는 온 가족이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함께 하는 것은 문화를 공유하는 생활환경 때문인 거 같다고 했다.

“남편은 시각예술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고, 저는 경영을 전공한 이후 처음 마케팅 분야에서 사회생활을 경험했던 노하우가 문화예술이라는 장르와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거 같습니다. 딸도 대학 시절 내내 저희 활동에 대한 홍보 역할을 전담해 왔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그 환경에 깊숙이 젖어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가는 연대와 역할 나눔 등에 이르기까지 풀어야 할 다양한 과제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프로젝트에 따라 공동체의 협력과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작가로서 예술 활동이 지향하는 심미적 추구처럼 오래된 가치를 놓지 않아야 하는 선택적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결국 작가적 상상력에 더해 지역적 기반, 자연과 생태 담론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숙제를 풀어야 합니다.”

김 대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트 매치-매시업은 4차 산업 시대의 핵심 기술로 떠오른 인공지능을 예술 창작 과정에 접목해서 인간 감각을 확장하고 창작적 영감에 도움을 주는 파트너로서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보려는 실험입니다.

또 지금은 지도에서 사라진 성남 원도심의 복개 하천을 소재로 도시가 보유, 은폐하고 있는 문화적 자원을 지역민과 예술인이 함께 발굴하고 그것이 지닌 역사적, 지역적 가치를 문화예술로 재생해 보는 아르코 공공예술사업 '천(川)의 마을-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