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스포츠 등 대면서비스업 회복세…"전체 소비 개선 흐름"
"고물가에 실질 구매력 약화 우려…향후 개선 흐름, 불확실성 커"

 

▲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의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스포츠·예술 등 대면서비스업의 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재화 소비를 포함한 전체 민간 소비의 개선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성이 크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7월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 지수는 불변지수 기준 108.1(2015년=100)로 1년 전보다 29.9% 올랐다.

서비스업 생산 지수는 개별 사업체의 매출액 등에 기반해 산출된 지표로 불변지수는 물가 영향을 제거한 실질적인 생산 수준을 보여준다.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 지수는 7월 기준으로 2019년 수준(99.5)을 넘어섰다. 숙박·음식점업의 실질 경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숙박 및 음식점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1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21년 2월까지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지난 7월까지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4개월간은 1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부터 회복세가 뚜렷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숙박업 지수가 108.6, 음식점 및 주점업 지수는 108.0으로 각각 2019년 7월 수준(숙박업 101.7·음식점 및 주점업 99.1)을 넘어섰다.

다른 대표 대면서비스 업종인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지수는 105.6으로 역시 2019년 7월 수준(105.5)을 소폭 웃돌았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지수는 2020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1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하락했다가 이후 17개월 연속 상승세다.

▲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7.9(2015년=100)로 전월보다 0.3% 줄었다. 소비 감소는 올해 3월(-0.7%), 4월(-0.3%), 5월(-0.1%), 6월(-1.0%)에 이어 다섯 달째 이어졌다.
▲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7%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앞서 7월 26일 공개된 속보치와 같다.

이와 같은 대면서비스업의 회복세는 소매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민간 소비가 개선되고 있다는 근거가 된다.

7월 소매판매(계절조정 기준)는 117.9로 전월보다 0.3% 줄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다섯 달 연속 감소했다.

통계청은 소매판매가 재화 소비만을 산출한 지표이고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표적인 소비자 서비스업 지수가 호조인 점을 고려했을 때 전체 소비는 개선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도 "경제활동 정상화로 소비패턴이 재화(소매판매)에서 서비스로 일부 전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소비의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면서비스업을 비롯해 전체 소비가 개선세를 이어갈지는 불확실성이 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7% 올라 상승세가 둔화했으나, 당분간 5∼6%대의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켜 소비에 악영향을 끼친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리스크도 크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 서비스 수요 개선세를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소비 개선의 제약 요인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8.8로 3개월째 100을 밑돌았다.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과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간 소비마저 둔화할 경우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은 커지게 된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7%였는데, 민간소비 기여도가 1.3%포인트로 소비가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6%로 소폭 낮추면서도 민간소비 증가율은 3.7%에서 4.0%로 올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대면 서비스 관련 소비가 추가로 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의 감소가 겹쳐 있기 때문에 소비 회복에 어려움이 있다"며 "한은의 전망은 낙관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그간 성장 경로 등을 봤을 때 올해 성장률은 2%대 중반을 달성할 수 있다"면서도 "수출 등의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면 소득이 늘지 않게 돼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yeasm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