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선 경기본사 문화체육부장.
▲ 김장선 경기본사 문화체육부장.

8월 입추(7일)에 이어 말복(15일)이 지나면서 아침, 저녁 날씨가 조금 쌀쌀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년 24개로 이뤄진 절기는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실제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맞아들어간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베트남 등 대체로 벼농사를 주로 하는 아시아에서 날씨와 계절을 알아야 벼농사를 잘 지을 수 있어 사용했다고 하니, 옛 선조들의 지혜에 저절로 고개가 숙어진다.

8월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다음 달인 9월부터 본격적인 2022년의 하반기가 시작된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농사도 잘 지어야 하는데, 국정 전반적으로 톱니바퀴가 안 맞는 등 원활히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경기도의 경우는 더불어민주당이 도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변경하기 위한 조례안 제출을 강행 처리하면서 시작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힘겨루기, 취임한 지 사흘 만에 술잔 투척 의혹으로 사퇴한 김용진 전 경제부지사, 한 달 넘게 파행을 이어온 경기도의회 원 구성 등으로 인해 모든 일정이 늦춰질 대로 늦어진 상황이다.

특히 12곳이나 비어있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해당 기관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막상 2개월 앞으로 다가온 행정사무감사를 기관장이 없이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 7월 경기주택도시공사(GH)·경기관광공사·경기평택항만공사 등 기관장이 공석인 11곳의 공공기관장 공모계획을 수립하고 기관마다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절차를 밟는 중이다.

여기에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지난 8일 낸 사직서가 최근 수리되면서 모두 12곳의 기관장 인선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임추위를 구성한 곳은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단 1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11곳은 임추위 구성조차 못 한 것으로 파악됐다. 빨라야 9월 중순쯤 기관장 채용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채용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임추위는 경기지사 추천 인사 3명, 경기도의회 추천 인사 2명, 기관 이사회 추천 인사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임추위 구성부터 기관장 채용까지 보통 2개월여 정도 걸리는데, 이는 11월 행감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여기에 더해 기관장 인사청문회를 받아야 하는 경기연구원·경기도일자리재단·GH·경기문화재단·경기아트센터·경기관공공사·경기복지재단·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기교통공사 등 9곳은 정식 기관장 채용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기관장 공석 사태의 장기화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2020년 12월부터 무려 1년 7개월간 기관장이 없는 경기관광공사,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간 기관장 자리가 빈 GH 등은 기관장 채용을 서둘러 달라는 의견을 도에 건의하기도 했다.

도 산하기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경기도는 전문성 있는 인사를 채용하고자 경력 조건을 강화하는 등 새롭게 도입하려던 공공기관 인사 채용 방식도 올해 말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지난달 공공기관장 공모계획을 수립하면서 '완전 공개채용'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논의했었다. 새로운 채용 방식을 미룬 것은 기관장 없이 행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보인다.

이런 도의 전반적인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초반 협치와 소통을 위해 많은 패를 꺼내 놓은 점, 좁은 인력 풀 등을 원인으로 뽑고 있다.

지난 것은 지난 것이고, 앞으로가 중요하다. 인사(人事)는 적재적소(適材適所)만큼 적기(適期)도 중요하다. 이는 도의 현 상황이 보여준다. 특히 도의 정책 방향에 맞춰 가야 하는 도 산하기관의 기관장 인사는 더 그렇다.

/김장선 경기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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