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집 공동체 묘사한 '가족'
대한민국 연극제서 은상 수상
인천 연극계 4년 만의 '경사'

인천시 연극제 지원 예산 미미
“항상 적자…대표가 사비 털기도”
지자체 차원 관심 필요성 지적
▲ 극단 태풍의 연극 '가족' 중 한 장면./사진제공=인천연극협회
▲ 극단 태풍의 연극 '가족' 중 한 장면./사진제공=인천연극협회

인천 연극계가 오랜만에 경사를 맞았다.

지난달 열린 제40회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인천의 극단 태풍이 은상을 수상한 것이다. 2018년 극단 십년후가 상을 받은 이래 처음이다.

특히나 전국 다른 지역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겨룬 대회라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번 출전작을 총괄한 극단 태풍 강미혜 연출을 만나 소감을 들어봤다.

 

▲ 강미혜 극단 태풍 연출.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치열했던 16개 시·도, 작품성과 연기력으로 승부

다문화, 조손, 입양가정 등 현대사회는 갈수록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만들어진다. 한 하숙집을 중심으로 처음 만나는 이들이 가족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 극단 태풍의 '가족'은 “이 시대 공동체 가치를 상징하고 인물 내면을 잘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연극제 작품 대부분이 진지하고 무거웠다면 이번 우리 작품은 친숙하면서도 해학이 넘쳤어요. 지금 시대상에 대한 접근성이 공감을 얻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010년 창단한 극단 태풍은 젊고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팀이다. 이번에도 무대의 세트 전체가 움직이거나 공간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장치를 도입하는 등으로 대한민국 연극제를 사로잡았다.

“무대 자체도 연기죠. 삶과 죽음, 시대의 흐름, 등장 인물 심리 변화가 시각적으로도 드러나도록 역동적 표현을 했습니다.”

 

▲ 강미혜 극단 태풍 연출.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 강미혜 극단 태풍 연출.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인천형 연극 알리자는 일념으로

인천시가 올해 인천연극제에 지원한 예산은 한 극단당 300만원 수준이었다. 태풍의 경우만 보더라도 배우와 스태프들 한 사람당 겨우 15만원을 나눠줄 수 있었다. 수개월 노력에 거의 무임금이나 다름없었고 이대로라면 화려한 무대 장치와 안정적인 연습 기간을 갖춘 타 지역 팀들에게 견주기가 어려웠다.

“항상 적자고 노동에 대한 대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죠. 하지만 인천 연극의 저변을 넓히고 관객들에게 즐거움 주자는 사명 하나로 극단 대표님이 사비를 털기도 했어요.”

그는 지자체 차원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은 시립극단이 전국 최초로 설립되고 걸출한 연극인들을 배출한 도시인 만큼 유서가 깊죠. 그 역사를 이어가는 길이 비단 연극인들만의 몫은 아닐 것입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