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2022.

3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2022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13만명이라는 역대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개최를 못한 '갈증'에 대한 반대급부일수도 있다. 그것보다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생활보장이 되는 사회가 급속히 도래하면서 '유희하는 인간'의 본성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앞선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회학자인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1945)는 일찍이 1938년에 발표한 저서 '호모루덴스(homo ludens)-유희에서의 문화의 기원'에서 인간의 본질을 '유희'라는 점으로 바라보았다.

하위징아가 말하는 유희는 단순히 논다는 말이 아니다. 정신적인 창조 활동을 일컫는다. 풍부한 상상의 세계에서 다양한 창조 활동을 전개하는 음악, 미술, 무용, 연극, 스포츠, 문학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유희는 생존에 직결된 실생활 밖에 있고, 자유로우며 목적을 갖지 않는 비생산적 행위이다. 하지만 점차 생활 전체의 보완이 되고 생활기능·사회기능, 즉 문화기능을 갖는 필수적인 것으로 발전한다고 하위징아는 주장한다.

최근 한국의 문화산업은 한류(K-wave)라는 이름을 달고 전 세계의 주류로 등장했다. 문화의 척도로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을 평가하던 유럽과 미국사회의 시선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자유로우며 목적을 갖지 않는 비생산적 경제 행위로만 인식되던 유희가 한 나라의 생활과 사회의 가치기준을 포용하는 문화기능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유희는 비생산적 경제 행위를 넘어 문화산업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중심에서 중요한 핵심 가치임을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있다.

그 옛날 백범 김구 선생이 간절하게 꿈꿨던 대한민국의 모습을 다시 소환해 적어본다. “우리의 부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가 강력히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