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부르스'·'부산 갈매기' 같은
지역 정체성 담긴 대중가요 없어

내달 19일까지 노랫말 시민 공모
내년 곡 공모…10월쯤 완성·공개
▲ 황규철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회장./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 황규철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회장./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돌아와요 부산항에', '대전부르스', '서울 서울 서울', '부산 갈매기'….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 그곳을 대표하는 노래가 있다. 야구나 축구 경기에서 자기 지역을 응원할 때도 딱 맞다.

하지만 유독 인천은 이런 게 없다. 그나마 1979년 김트리오가 부른 '연안부두'가 있지만 이를 인천의 노래라고 내세우기 어렵다. '연안부두'라는 단어가 전국 어느 항구에나 있을 수 있는 보통명사인 데다, 노랫말 어디에도 인천을 떠올리게 할 대목이 없어서다.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인천사람이 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자고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노랫말을 시민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이후에 곡을 만들 계획이다. 9월19일까지 모집 중인 '인천의 노래' 가사 공모전에 인천 시민은 물론이고 지역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모전의 뜻과 앞으로의 계획을 협의회 황규철 회장에게 물었다.

 

▲어디서나 쉽게 흥얼거릴 인천의 노래

황규철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회장은 늘 아쉬웠다. 다른 지역의 노래들처럼 확실한 지역 정체성을 갖고 있으면서 많이 불리는 대중가요가 인천에도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그런 노래를 시민 주도로 만들어보자고 작정을 했죠. '인천!' 하면 누구든 먼저 떠오르는 노래 말이죠.”

황 회장은 이 과정을 전문 음악인이나 관(官)이 주도하는 것보다 시민 손에 맡기기로 했다.

“될수록 많은 시민이 내 고장 인천을 생각하면서 정신을 되새겨보는 자체도 한결 의미가 있다고 봤답니다. 그리고 공모는 경쟁이기 때문에 여기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노랫말이 나올 수도 있고요.”

이번 공모전에서 좋은 노랫말이 뽑히면 내년에는 그를 바탕으로 곡(曲)을 공모해 노래를 완성할 계획이다. 내년 10월쯤 노래를 완성해 선보일 예정이다.

 

▲야구장에서, 행사장에서 뜨겁게 불릴 날 고대

이번 가사 공모는 형식이나 길이와 관계없이 최소 1절부터 최대 3절까지 구성해 신청하면 된다. 인천을 노래한 것임을 알 수 있는 가사와 대중가요 방식을 취해야 한다.

대상 300만원, 금상 200만원, 은상 100만원, 동상 60만원 등을 준다.

“인천을 나타내기 위해 '갈매기'나 '뱃고동', '인천항, 인천공항, 자유공원, 송도…' 같은 단어들에 너무 매달린다거나 “날아오르자 인천” 하는 식의 구호 비슷한 표현이 많이 섞이면 딱딱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굳이 이럴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하고 쉬운 반복이나 한 번의 강조가 노래로서는 더욱 효과가 좋을 수 있기 때문이죠.”

참가신청서 등 제출서류는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와 인천시 홈페이지(새소식)에서 내려받아 이메일(iloveincheon@hanmail.net)로 제출하면 된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